총리부터 재벌총수 교수 탤런트까지 70여명의 사람이 오직 하나의 책을 위해 한 자리에 모인다.
「작가 최명희와 혼불을 사랑하는 사람들」. 오는 14일 오후7시 강남출판문화회관에서 발기인대회를 갖는 이 모임은 지난해 완간된 대하소설 「혼불」의 애독자들이 엮어낸 것이다.
「혼불」후원모임이 거론되기 시작한 것은 오래전부터. 80년부터 17년간 한땀한땀 수를 놓듯 오로지 「혼불」에만 매달려 한국혼을 복원해내는 최명희씨를 지켜보며 『작가를 격려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자연스레 솟아나왔다. 마침내 지난해말 「혼불」이 완간되자 후원회 결성도 본격화됐다.
「혼불사랑모임」의 명단은 각계각층을 아우른다. 고건국무총리 송태호문화체육부장관 김영환국민회의 이부영민주당의원 김선홍기아그룹 이의철쌍방울그룹 정희자힐튼호텔회장, 강원룡크리스챤아카데미이사장 김찬국상지대총장 진덕규이화여대대학원장 변형윤 이상희(서울대) 이영희(한양대)명예교수 김병종(서울대) 김열규(인제대) 이만열(숙명여대) 노동은(목원대) 서지문교수(고려대) 이종석동아일보논설고문 한만년일조각대표 한승헌변호사 시인 고은 소설가 최일남 방송작가 이금림씨 탤런트 김미숙 김영애씨 등이다. 이들은 「혼불」에 대해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읽어야할 책』이라고 입을 모은다.
「혼불사랑모임」의 활동은 8월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다. 간사를 맡은 이금림씨는 『「혼불」 뿐 아니라 우리문화 전반을 생각하는 문화운동체로 발전시켜보자는 것이 회원들의 생각』이라며 『특히 「혼불」은 우리얼의 원형을 만나게 해주는 작품이기 때문에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을 수 있도록 다차원의 활동을 벌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혼불사랑모임」의 결성소식을 들은 최명희씨는 『이제 「혼불」에 있어서만큼은 작가인 나도 손님이 된 것 같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최씨는 「혼불」열권을 낸 후 건강이 악화돼 칩거상태에 있었다. 요양중에도 「혼불」의 뒷이야기를 구상하느라 새벽까지 잠을 설치기 일쑤였다는 최씨는 『「혼불」을 사랑하는 분들의 마음이 다시 나를 뜨겁게 지피고 있다』고 말했다.
〈정은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