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일 앞으로 다가온 6.25. 전몰군경유자녀인 劉大知(유대지·48·경기 성남시 분당구 금곡동 청솔마을)씨는 요즘 눈을 부릅떠 6.25의 뜻을 새기며 38선 답사의 의지를 다진다.
지난 94년 『전쟁의 참상과 가정의 소중함을 온 몸으로 알리겠다』며 휴전선 1백55마일을 도보로 횡단했던 그는 오는 25일 부인 李順必(이순필·48)씨와 함께 승용차로 38선 답사에 나선다. 비극의 6.25 발발 50주년을 맞는 오는 2000년 6월까지 이 답사는 매달 한번씩 계속된다.
49년생으로 전쟁의 참화를 생생하게 기억하지 못할 그가 이처럼 「6.25 전도사」를 자처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그의 부친 劉貴龍(유귀룡)씨는 지난 49년 경북도경 경주경찰서 안강지서장(경위)으로 근무중 빨치산토벌작전에 나섰다 27세의 나이로 숨졌다.
유복자여서 얼굴 한번 뵌 적이 없지만 유씨는 동작동 국립묘지 경찰묘역에 안장된 아버지가 자랑스럽고 미치도록 그립다. 종전 직후인 54년 어머니마저 세상을 뜨고보니 유씨에게 민족분단과 전쟁은 부모를 빼앗아간 괴물로 보일 뿐이다.
그가 지난 94년 처음 9박 10일의 휴전선 도보답사에 나섰던 것은 「북한핵」이 초미의 관심사인 상황에서 젊은 세대에게 뭔가 메시지를 전하자는 뜻에서였다.
보훈공단에 근무하며 경찰유자녀회 회장도 맡고 있는 유씨는 오는 25일 오전 2시 분당의 집을 부인과 함께 출발, 속초∼한계령∼인제∼연천∼문산∼임진각의 6백㎞를 17시간에 걸쳐 주파할 예정이다.
유씨는 홍보효과를 위해 태극기를 운전석 차문위에 달고 뒷유리창에는 「아버지를 부르며 38선을 달려갑니다」라는 현수막을 부착한다. 또 부친 영정을 조수석 앞창에 달고 한국전 참전 유엔16개국 국기와 육해공군 해병대 경찰기를 차안에 진열할 예정이다. 배고픈 시절의 고통을 잊지 않기 위해 38선을 달릴 동안은 주먹밥으로 식사를 때우기로 했다.
유씨의 꿈은 동료 15명과 함께 순직한 아버지를 위해 합동위령탑을 세우는 일이다. 0342―712―7702
〈분당〓성동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