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혈액 10㏄로 모든 암 검사

  • 입력 1997년 5월 22일 09시 07분


혈액 10㏄로 미세한 크기의 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획기적인 진단법이 국내에서 처음 선보였다. 고려대의대 의과학연구원(원장 구병삼)은 조기암검색센터(02―920―5398,9)를 개원, 핏속의 암세포 항체를 추적해 암 발생 유무를 조기에 알 수 있는 AMAS검사 프로그램을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실시하고 있다고 20일 밝혔다. 조기암검색센터 소장 이대일교수(종양면역학)는 『미국에서 3천3백15명의 환자군을 대상으로 AMAS검사를 시행한 결과 거의 모든 종류의 암에 대해 첫 검사시 95%, 재검사시 99%의 신뢰도를 보였다』며 『일반적인 다른 암검사에 비해 3년 정도 일찍 암을 발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검사법은 미국 뉴욕대교수 겸 보스턴의 온코랩 대표로 있는 새뮤얼 보고시박사(70)가 개발해 지난 88년 1월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상용화 허가를 얻었다. 현재 미국과 영국 스위스 독일 네덜란드에서 AMAS검사를 시행하고 있으며 혈액분석은 보스턴의 온코랩에서만 하고 있다. 이 검사법이 세계에 널리 퍼지지 않은 것은 보고시박사가 검사시약 등에 대한 공개를 꺼려 대기업에 의해 대량 생산되지 못했기 때문. 보고시박사는현재암세포항체를 추적해 암이 일어난 부위를 알아내는 방법과 암세포 항체를 이용한 암백신 개발 등 「노벨상에 도전하는 야심찬 계획」을 추진 중이다. AMAS검사법의 원리는 간단하다. 암세포가 만들어질 경우 인체에선 즉시 암세포에 대항하는 항체가 생성된다. 보고시박사는 이 항체와 결합하는 시약을 개발해 암을 진단하는 것. 미국의료보험조합은 지난해부터 65세 이상인 사람에 대해 전액을 부담해 이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AMAS검사대상은 △가족중에 암에 걸린 사람이 있는 경우 △암 치료후 3개월이 지나 재발여부를 알고자 할 때 △평소 암에 대해 걱정이 있는 사람 등. 그러나 이 진단법은 이미 암이 상당히 진행중이거나 말기암환자는 항체 수치가 떨어져 검사결과가 정상인처럼 나오기 때문에 초기 암 검사에 유효하다. 조기암검색센터에서는 대상자로부터 피 10㏄를 뽑아 섭씨 영하 70도로 냉동, 미국 온코랩으로 보내 분석한 후 14∼17일 중에 결과를 통보한다. 이 센터의 김열홍교수(종양내과)는 『암 가능성이 있다고 판정이 난 경우 고려대병원에서 총괄적인 검진으로 조기암 부위를 찾아내 치료하고 재발여부를 정기검진하게 된다』고 밝혔다. 〈김병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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