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청소년 미래는 결국 어른들의 손에 달렸다

  • 입력 1997년 5월 12일 20시 17분


▼어른들은 요즈음 청소년들이 나약하고 참을성이 없다고 탓한다. 너무 이기적인가 하면 즉흥적이어서 믿음이 가지 않는다고 못마땅해 한다. 좀 이해심이 있는 성인들은 청소년들이 가엾다고 동정한다. 학교 외에 가정교사나 학원을 쫓아 다니다 보면 태양이나 바다, 산과 들을 모른 채 청소년기를 보내고 만다는 것이다. 그러니 모험 진취성을 기대하기는 더욱 어렵다는 것이 기성세대의 걱정이다 ▼이런 점에서 최근 두 중학생 그룹이 자전거를 타고 백두산을 올랐거나 일본 규슈(九州)를 답사한다는 소식은 삽상(颯爽)한 느낌을 준다. 14세 동갑인 서울 청운중 창일중 2년생 韓斗熙(한두희) 柳正根(유정근)군은 자전거를 타고 중국 단동(丹東)에서 7백여㎞ 요동벌을 달려 백두산 천지에 올랐다. 지난 5일 어린이날 SBS TV에 소개된 두 학생의 모습은 장하기 이를 데 없었다. 도중 서울 부모에게 전화를 걸며 눈물을 흘린 앳된 소년들이지만 그 용기와 기상이 어른들을 감동시켰다 ▼서울 양강중 3년생 梁昶鎬(양창호)군 등 양목초등교 동창생 6명의 이야기도 흐뭇하다. 지금은 서로 다른 중학생이 된 이들은 초등학교 6학년 때 담임 姜淑琅(강숙랑)교사와 함께 오는 8월 여름방학동안 서울을 출발, 자전거로 규슈를 한 바퀴 돌 예정이다. 일본속의 한국인의 발자취를 찾아 장장 1천5백㎞를 달리는 것이다. 이들 「세븐 스타스」는 지난해 자전거를 타고 서울서 목포를 거쳐 제주도 한라산을 등반했다. 그전에는 한계령을 넘어 동해를 다녀왔다 ▼어른들은 청소년 비행이 저질러질 때마다 고개를 저으며 혀를 찬다. 예절도 모르고 과보호에 기대며 주체적이지 못하다고 걱정한다. 그러나 이들이 바른 인성과 호연지기를 기를 여건을 마련해주는 데는 소홀한 것같다. 청소년들의 미래는 결국 어른들한테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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