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이경숙/열차 좌식변기 남녀 공동사용 불편크다

  • 입력 1997년 5월 12일 07시 51분


한달 전 친정에 가기 위해 부산행 무궁화호 열차를 타게 되었다. 열차 안에서 준비해간 음식을 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작은딸이 화장실에 가고 싶다고 했다. 마침 초등학교 4학년인 큰아이도 화장실에 가겠다고 하여 아이들끼리 다녀오도록 했다. 그러고 나서 두 시간쯤 지났을까. 또 다시 소변이 마렵다는 아이를 데리고 화장실에 들어간 나는 구역질이 나오는 걸 참을 수 없었다. 작년만해도 재래식변기였던 것이 좌식변기로 바뀌어 있었는데 앉는 자리가 온통 소변으로 얼룩져 있었고 아래 바닥도 오줌바다였다. 아무리 급해도 도저히 그 변기에 아이를 앉힐 수 없어 휴지로 여러번 닦아낸 뒤 일을 보게 했다. 먼저 왔을 때는 어떻게 했느냐고 물었더니 그땐 물인줄 알고 그대로 앉아 일을 보았단다. 생각할수록 화가 났다. 좌식변기 하나로 남녀 같이 사용하게 하지 말고 그 옆에 남자용 소변기를 설치했다면 그 지경까지는 안됐을 것 아닌가. 달리는 열차 안이기 때문에 여간 조심하지 않으면 남자들이 깨끗이 일을 보기 어렵다. 철도당국은 좌변기로 바꾸고 난 후의 폐단을 모르고 있었는지 아니면 알고도 방치한 것인지 묻고 싶다. 이경숙(경기 부천시 오정구 원종2동)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