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허재가 흔들린다…원년무대 주로 벤치신세

  • 입력 1997년 5월 3일 21시 42분


「농구천재」 허재(32·부산 기아엔터프라이즈). 그는 이대로 물러나고 마는 것인가. 「당대의 스타」 허재가 프로농구 출범이후 극도의 부진을 보이며 크게 흔들렸다. 더이상 출전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인가라는 의문까지 제기되기도 한다. 그는 한국농구를 대표하는 최고의 스타지만 원년 프로농구판에선 코트에서 뛰는 시간보다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더 많았다. 후배 강동희가 정규리그에 이어 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되고 김영만이 주전포워드로 자리를 굳혀가는 동안에도 그는 줄곧 침묵을 지켰다. 어시스트4위를 제외한 정규리그 공격 전부문에서 10위권안에 들지 못하는 부진을 보였다. 한경기 평균 출장시간 31분에 팀내 평균득점은 4위에 불과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그의 부진에는 이유가 있었다. 지난해말 음주파동이후 정신적인 방황에 연습량 부족까지 겹쳐 제컨디션이 아니었던 것. 그는 플레이오프에서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겠노라고 다짐했다. 그러나 결과는 더 비참했다. 챔피언결정 5차전중 코트에 선 것은 세차례. 그나마도 세차례 합쳐 47분간 뛰었고 득점은 총 28점에 불과했다. 정작 문제가 더 심각한 것은 겉으로 드러난 결과가 아니라 소속팀으로부터 신뢰를 잃었다는 점. 시즌동안 그를 아끼는 많은 팬들은 경기장에서 「허재」를 연호했지만 소속팀 사령탑 최인선감독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허재를 기용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최감독은 『수비를 강화하기 위해서』라고 답할 뿐이었다. 일부에서는 벌써부터 허재의 선수생명이 끝난 것이 아니냐는 성급한 진단을 내리기도 한다. 강동희와 김영만이 포인트가드와 포워드자리를 확실히 꿰찬 마당에 그가 끼어들 여지가 있겠느냐는 것. 그러나 허재는 그간 숱한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결국에는 다시 일어섰다. 때문에 농구계 일부에서는 그가 내년시즌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 예단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말하고 있다. 〈이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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