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New]주부들 재테크 전선으로

  • 입력 1997년 4월 28일 08시 43분


주부들 사이에서 재테크 바람이 일고 있다. 사회단체와 문화센터에서 개설한 돈벌이 강좌에 주부들이 몰리고 이러한 주부를 겨냥한 창업이나 재테크 관련 TV프로그램과 책들이 속출하고 있다. 남편 혼자의 벌이로는 과외비 등 자녀교육비를 감당하기 어려운 현실인데다 최근 고용불안이 심화하면서 남편의 조기퇴직 등에 대처해야 한다는 위기감도 있어 주부들이 재테크바람에 합류하는 것으로 보인다. 일부 백화점과 사회단체 문화센터의 경우 재테크 관련 강좌가 전업주부의 스트레스 해소와 취미생활 강좌를 밀어내고 인기강좌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부천 LG백화점 문화센터는 지난달에 3개월 과정의 「1억만들기 재테크」강좌를 신설했는데 인기가 좋아 1백30개 문화강좌 중 가장 먼저 접수가 마감됐다. 현대백화점 문화센터는 주부들의 요청에 따라 다음달말부터 「직업 연령 금액에 따른 재테크」 강좌를 열기로 했다. 이 백화점은 최근 「1천만원에서 1억만들기」 「1천8백만원으로 18억만들기」 등의 무료공개강좌를 개최, 주부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좋은 아침입니다」(KBS2)「소자본 창업시리즈」(EBS)등 공중파방송에서도 주부대상 재테크 프로그램을 앞다퉈 방영하고 있으며 케이블 TV인 GTV에서도 얼마전 「TV속에 돈이 보인다」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서점가에도 주부들을 겨냥한 재테크 관련 서적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홈비즈니스로 돈을 법시다」(최대현·새날) 「돈이 쏙쏙 벌리는 음식장사 이야기」(손일락·들녘) 「98가지의 스몰비즈니스」(스몰비즈니스) 등은 주부도 할 수 있는 사업의 창업안내도서들. 최근 각 지방법원의 경매법정에 주부들이 몰리고 있는 것은 주부들이 재테크에 적극 나서고 있는 구체적 실례. 서울민사지방법원 경매법정에는 경매 때마다 수용인원의 네배가 넘는 4백여명이 몰려와 북새통을 이루는데 대부분이 주부들. 경매부동산은 낙찰만 되면 시세차익이 보장되기 때문에 주부들이 다투어 나서고 있다. 창업지원센터 성우의 김건우사장은 『3년 전만해도 주부들의 창업문의가 드물었으나 최근에는 상담자의 20∼30%를 차지할 정도로 부쩍 늘었다』고 전했다. 서울 여의도 동아문화센터 「부동산 지식과 전망」 강좌의 주부 수강생 이재복씨(47·경기 성남시 분당구)는 『애들 학비도 감당못할 것 같아 나서기로 했다』며 『강좌를 통해 지식과 정보를 얻은 뒤 부동산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의 재테크 상담창구인 프라이비트 뱅킹팀의 이승태대리는 『예전에는 주부들이 여유자금으로 은행상품을 사두는 정도에 머물렀으나 최근에는 부동산 주식 은행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재테크하려는 추세』라며 『주부들이 단순히 남편의 벌이에만 의존하다가는 경제적으로 쪼들리게 된다는 불안감에서 재산증식에 나서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진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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