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젖 오래 물리면 치아 썩는다

  • 입력 1997년 4월 15일 09시 32분


엄마 젖을 빠는 한살 전후부터 2,3세의 유아들이 충치가 생겨 치과를 찾는 경우가 적지 않다. 유아에게 충치가 발생하는 이유는 엄마젖이나 우유병을 오래 물고 있기 때문. 치아에 우유가 접촉하는 시간이 많아지면 치태(플라크)가 끼기 쉽고 치태속의 세균이 당분을 먹고 산(酸)을 배출, 이 산이 치아를 녹여 충치가 생기게 된다. 치과에서는 이것을 우유병 우식증이라 부른다. 우유병 우식증은 우유병을 물고 있는 횟수와 시간이 길 때, 즉 우유병을 물고 자거나 젖을 떼는 시기가 늦은 경우에 많이 나타난다. 모유를 먹는 유아에게서 더 많이 생길 수 있는데 어머니가 수시로 젖을 먹이고 젖 떼는 시기가 대체로 분유를 먹는 아이보다 늦어지기 때문이다. 영구치로 이를 갈기 전에 우식증이 생겨 젖니를 일찍 뽑게 되면 발음이나 얼굴 모양이 나빠진다. 또 또래 아이들로부터 놀림을 당해 심리적 위축감을 느낄 수 있다. 95년 서울대치대와 원광대치대의 표본 조사 결과 우리나라 유치원 아동의 13∼16%가 이런 증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에서는 5% 이내이며 인도네시아 48%, 미국의 인디언과 에스키모는 53% 정도로 추산된다. ▼증상〓이 병은 위턱 앞니에 주로 많이 생기고 아래턱 앞니에는 나타나지 않는 게 특징. 처음에는 치아 표면에 희끗희끗한 반점이 띠모양으로 나타나다 점차 갈색이나 검은 색으로 변하고 충치구멍이 뚫리게 된다. 심하면 치아 전체가 상할 수 있다. 유아의 이는 작고 얇아서 우식증이 진행되는 속도가 매우 빠르다. ▼예방〓엄마에게 충치가 많으면 충치를 일으키는 세균이 아이에게도 쉽게 옮겨간다. 따라서 임신 전에 미리 충치를 치료하는 게 좋다. 아이가 우유병을 오래 물고 있지 않도록 시간을 정해 수유를 하고 밤에는 우유병을 물리지 않는다. 아이가 우유병을 달라고 보챌 때는 우유 대신 물을 넣어준다. 우유나 젖을 먹인 다음에는 부드러운 헝겊에 물을 묻혀 이를 잘 닦아주고 2,3세부터는 스스로 올바른 칫솔질을 할 수 있도록 습관을 들인다. ▼치료〓우식증으로 치아에 구멍이 생겼을 때는 병원을 찾아 복합수지로 메우거나 금속관으로 이를 씌운다. 심할 경우 이를 뽑아야 한다. 〈김병희기자〉 (도움말 주신 분〓김종철 서울대치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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