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자전거-달리기 「어린이 철인3종」 붐

  • 입력 1997년 3월 26일 08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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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화성기자] 『내가 철인이라고 생각할 때마다 가슴이 뿌듯해요. 경기를 마치고 나면 뭐든 할 수 있다는 생각이 샘솟듯해요. 너무너무 재미있어요』 꼬마 철인 김남수군(서울 성북초등학교 4년)은 어린이 철인 3종경기를 떠올리기만 해도 가슴이 설렌다. 취미로 시작한 것이 올해로 3년째. 틈만 나면 수영장에서 맘껏 헤엄을 치거나 학교 운동장을 신나게 달린다. 요즘 철인 3종경기를 하고 있는 어린이들이 늘고 있다. 허약한 자녀들을 씩씩하게 키우는 방법의 하나로 관심을 갖는 부모들도 많아지고 있다. 이 경기의 가장 큰 장점은 지루하지 않다는 것. 아무 일에나 싫증을 잘 내는 어린이들에게도 안성맞춤이다. 수영―자전거―달리기로 이어지는 유산소 순환운동은 근육을 모두 쓰게 하여 신체가 골고루 발달되게 하는 것이 특징. 주니어부(7∼10세)는 수영1백m 자전거5㎞ 달리기1㎞ 등 총 6.1㎞, 시니어부(11∼14세)는 각 부문 두배씩 모두 12.2㎞를 쉬지 않고 달린다. 옷 갈아입는 시간도 기록에 포함되므로 보통 수영복 차림으로 끝까지 마친다. 보통 기록은 16∼30분대. 완주를 무엇보다도 중요하게 여긴다. 순위는 그 다음 문제.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냈다는 성취감을 심어주고 끈질긴 인내력을 길러 준다. 초등학교 3학년 아들에게 3년째 이 운동을 시키고 있는 황순선씨(37·서울 성북1동)는 『아이가 어릴 때는 허약했으나 지금은 아주 튼튼하고 씩씩해졌다. 성격도 적극적으로 바뀌었고 독립심이 강해졌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어린이 철인 3종경기 인구는 5백여명. 본격적으로 활성화된 것은 4,5년도 채 안된다. 아직 관련 조직이나 단체도 없다. 대부분 동호인들끼리 모여 토요일이나 일요일에 훈련하는 방식. 지도는 대개 성인 철인경기 선수가 자원봉사 형태로 한다. 겨울에는 수영만 하다가 봄이 되면 자전거와 달리기 훈련을 한다. 혹한 혹서기를 피해 봄 가을을 중심으로 전국 규모대회도 5,6개 있다. 국제대회에도 참가할 수 있다. 최근엔 서울 강남에 「최병윤 어린이철인 3종경기클럽」(02―401―2661)이라는 전문지도교실이 생겼다. 매주 2회 한달 16시간 훈련을 하며 대회가 있을 때는 한달 전쯤부터 강도를 높인다. 비용은 실비만 받는다. 서울 성북1동에서 개인적으로 어린이 철인3종경기를 지도하고 있는 철인3종경기 선수 이영균씨(02―747―1106)는 『수영만 할줄 알면 누구나 도전할 수 있다. 뇌성마비 어린이가 끝까지 완주하기도 했다. 어린이들은 피로회복이 빨라 어른보다 훨씬 잘 적응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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