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부정]조교사-기수 교묘히 결탁

  • 입력 1997년 3월 19일 19시 54분


[수원〓박종희기자] 경마부정이 또 터져 「경마장 가는 길」이 여전히 승부조작 등의 복마전임을 입증했다. 수원지검이 18일 밝혀낸 승부조작은 한동안 사라졌던 조교사와 경마브로커의 결탁인데다 배당금이 엄청나 충격적이다. 이번에 동원된 수법은 우승가능성이 있으면서도 일정기간 고의로 훈련을 시키지않아 경주에서 꼴찌를 하게한 출주마(속칭 똥말)를 그뒤 2,3주간 바짝 조련시켜(속칭 가꾸시) 다음 경주에서의 우승확률을 높이는 것. 1,2위로 골인하는 경주마를 순위에 관계없이 맞추는 복승식은 적중률이 낮은데 이런 「똥말 가꾸시」 수법으로 적중률을 크게 높였다. 종전의 승부조작은 대부분 기수와 경마꾼의 결탁으로 이루어졌다. 예를 들어 기수가 말채찍 모자 등으로 「간다」 「안간다」는 신호를 보내는 수법이었다. 경마꾼들은 기수 한두명과 결탁해봐야 성공할 확률이 낮기 때문에 30마리의 경주마를 관리하는 조교사를 택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이번 사건은 지난해 10월 경마장에서 가산을 탕진한 오모(45)씨 등의 진정서를 통해 승부조작의 단서가 잡혀 수사가 시작됐다. 지난해 12월21일 제9경주에서 그간 성적이 부진했던 조교사 崔忠彦(최충언·56)씨의 10번 「금샘」과 1번 「강견」이 우승, 사전에 최씨로부터 정보를 넘겨받은 이영태씨(49·요식업·도주)는 2백35만원을 걸고 3억8천1백17만원(1백62배)을 배당받았다. 다음날에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져 최씨와 결탁한 최종하씨(40·사업)가 1백90만원으로 1억7천2백71만원을 배당받았다. 두 경우 모두 극히 드문 고율배당이었다. 검찰은 최씨가 이씨에게 「승률을 60∼70%로 한다」는 각서를 써준 것으로 보아 조교사와 기수가 결탁해 승부조작을 더욱 확실히 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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