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카콜라는 미국 자본주의를 상징한다. 그래서 코카콜러나이즈(Cocacolonize)라는 말이 생겼다. 미국문화나 생활의 영향을 받고 있다는 뜻이다. 중국은 70년대 초 미국과 관계개선을 추구하면서 코카콜라를 받아들였다. 10여년 전에는 모스크바에 코카콜라와 햄버거를 파는 맥도널드 상점이 개설됐다. 반면 리비아 같은 반미국가들은 지금도 코카콜라의 진출을 허가하지 않고 있다
▼북한도 95년1월 朴吉淵(박길연)유엔주재대사가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있는 코카콜라 본사를 방문한 적이 있다. 코카콜라는 계속 기회를 보고 있을 테지만 북한에 발을 들여놓았다는 소식은 아직 없다. 그러나 그 폐쇄사회에도 자본주의의 삼투(渗透)현상은 진행되고 있다. 평양중심가인 광복거리 뒤편 「칠곡농민시장」에는 텃밭 뙈기밭 등 자영토지에서 가꾼 농산물들이 줄을 이어 나온다고 한다
▼유엔개발계획(UNDP)의 한 관계자는 최근 북한 金日成(김일성)종합대학에서 오는 9월부터 자본주의경제에 대한 강의가 개설된다고 밝혔다. 미국 하버드대 강사를 초빙해 시장경제의 운용 및 경영에 관한 강의를 맡도록 한다는 것이다. 북한은 95년에도 김일성대학에 일본의 경제전문가를 강사로 초빙, 자본주의 시장경제에 관한 특강을 실시한 적이 있다. 석달간 계속된 그 강의는 나진 선봉 자유경제무역지대 요원양성을 위한 것이었다고 한다
▼90년대초 동구(東歐) 공산국가들이 몰락할 때 미국의 유명대학에는 동구여행 바람이 불었다. 자본주의와 시장경제의 틀을 짜달라는 청탁 때문이었다. 김정일(김정일)체제 유지에 급급한 북한이고 보면 동구국가들처럼 지금 당장 방향을 바꿀 처지는 물론 아니다. 그러나 자유 자본주의 물결은 싫든 좋든 이미 북녘땅에도 상당히 흘러들고 있다. 오는 9월 북한에 강의하러 가는 하버드대 교수에 이어 코카콜라가 평양 상점에 등장할 날도 그렇게 먼 훗날은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