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인성교육현장/학부모체험기]加 3년거주 박은영씨

  • 입력 1997년 3월 10일 07시 36분


『엄마, 나 「투데이스 캡틴」(Today’s Captain)됐어』 학교에 갔다 집에 돌아온 현규가 현관문을 열며 자랑스럽게 소리쳤다. 우리 아이가 지난 90년부터 91년까지 2년동안 다닌 오타와의 블랙번햄릿유치원에는 아이들이 돌아가면서 하루씩 캡틴이 되는 「투데이스 캡틴」이라는 제도가 있다. 누구나 차례가 되면 맡는 「감투」인데도 현규는 캡틴이 되는 날이면 제일 마음에 드는 옷을 꺼내 입고 전날부터 밤잠을 설칠 정도로 신이 나 했다. 우리 식으로 따지면 일일반장이라고 할까, 일일교사라고 할까. 맡겨진 일이래야 선생님을 도와 자료를 나눠주고 수업이 끝난뒤 교실에 늘어놓은 장난감과 교재를 정돈하는 정도지만 캡틴이 된 아이들의 자부심은 대단하다. 아무리 장난꾸러기라도, 툭하면 다른 아이들을 집적거려 괴롭히던 아이들도 캡틴이 되면 행동부터 달라진다고 한다. 몰라보게 의젓해지고 장난감을 서로 먼저 갖고 놀려고 다투다가도 친구에게 양보를 한단다. 캐나다의 선생님들은 이 제도를 통해 자연스럽게 아이들에게 책임감과 인내심을 심어주는 것 같다. 캐나다의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는 우리나라 같은 상이 없다. 친구를 도와주거나 양보하는 등 착한 일을 하고 정리정돈을 잘 했을 때, 맡겨진 일을 열심히 해냈을때 가정통신문에 스티커를 붙여주는 정도다. 한 학기가 끝났을때 나눠준 스티커를 모아오도록 해서 개수만큼 예쁜 연필이나 지우개 등 간단한 학용품을 나눠준다. 캐나다 3년 거주 朴恩塋씨 〈필자는 90∼92년 캐나다주재, 93∼94년 오만주재 한국대사관에서 근무했던 남편을 따라 오타와와 무스카트에 살면서 두 아들을 길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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