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한국통신 李啓徹사장 『통신개방에 공동대응을』

입력 1997-03-04 08:26수정 2009-09-27 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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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통신업계는 코앞에 닥친 통신서비스시장의 개방을 앞두고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앞선 기술과 격렬한 자유경쟁을 통해 이미 단련된 외국 통신회사의 공세를 어떻게 막아낼 것인가. 내년부터 외국 전화회사가 우리 안방의 전화를 연결해주고 요금을 받아가지 말란 법이 없다. 전화가입자가 서비스 좋은 외국 회사로 몰려도 어쩔 수 없다. 결국 국내 통신회사의 활로는 외국회사보다 앞선 기술을 개발하고 소비자에게 다가서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길 뿐이다. 특히 통신업계의 「맏형」격으로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는 한국통신의 대응전략은 우리 통신시장의 장래를 좌우할 수밖에 없다. 취임 석달째 접어드는 한국통신의 李啓徹(이계철)사장은 스스로 통신서비스시장 개방이라는 파고를 넘기 위한 변화의 키잡이를 자임하고 있다. 그는 우리 업체도 이제 제살깎기식의 경쟁체질에서 벗어나 외국회사와의 경쟁을 염두에 두고 서로의 이익을 도모해야할 때라고 강조한다. 회사내에서도 사장을 비롯한 임원이나 직원 모두가 하나로 똘똘 뭉쳐 대립하는 노사(勞使)에서 공생하는 노사, 노노(勞勞)관계로 한단계 높여야 한다며 6만여명에 이르는 거대조직의 단결을 힘주어 말하고 있다. 이사장을 만나 통신업계의 현황과 시장개방에 대한 대응전략, 미래의 정보사회에 대한 전망을 들어보았다.》 ―일반 국민들은 이제 전화나 팩스를 쓰는데 큰 불만이 없습니다. 그러나 PC통신이나 인터넷을 할 경우 연결이 잘 안되고 속도가 늦고 자주 끊겨 불편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대책이 있습니까. ▼ 전화서비스 세계최고 자부 ▼ 『통신서비스 가운데 음성통신인 전화는 우리가 세계 최고의 서비스를 하고 있다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그날 신청해서 그날 전화를 놓을 수 있는 나라는 세계에서 우리나라뿐입니다. 국내 통신의 근간은 음성통신 위주라 데이터 통신이나 정보통신에서는 상당한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통신속도가 빠른 비동기(非同期)전송방식(ATM)교환기가 지금 깔리고 있고 관련시설을 늘려나가고 있으니까 내년 정도면 국민도 상당히 좋아졌다는 것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정보사회로 발전할수록 통신이 더욱 중요해집니다. 좋은 통신망을 갖추고 통신속도를 높이는 것이 지금 큰 과제 아닙니까. 『흔히 21세기는 정보사회라고 말하지만 정보사회는 미래의 얘기가 아니고 바로 지금 생활 깊숙이 들어와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전화보다 2천배가 빠른 초고속정보통신망 구축계획이 2015년까지 45조원을 들여 완공한다는 목표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멀티미디어 사회를 빨리 정착시키기 위해 필수적인 것입니다. 기업과 국민이 정보를 공유해 산업을 일으키고 삶의 질을 높이는 것도 통신망의 고도화가 전제돼야 합니다』 ―통신망 고도화는 앞으로 정보산업과 국민생활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요. 『앞으로 집에서 교육도 받고 의료혜택도 받는 원격교육 원격진료시대가 이루어져야 하지 않겠습니까. 국내 산업분야에서 앞으로 계속 유지하기 어려운 분야가 많습니다. 멀티미디어 산업을 발전시켜 새 일자리를 확보해야 합니다. 멀티미디어 산업이 발전하고 뒤따라 소프트웨어 산업도 발전해야 합니다. 앞으로는 유선통신에서 무선통신으로 나아가겠지만 무선통신을 한다 하더라도 한국통신의 백본(기간망)을 이용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정보사회를 어떻게 이끌어 가야 할지 한국통신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경쟁 통신업체를 도와주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다고 듣고 있습니다. 『지난해부터 국내에도 여러 종류의 통신 사업자가 새로 생겼습니다. 이것은 결국 우리나라에서 정보산업에 대한 노하우를 쌓고 경쟁을 해봄으로써 외국 기업과 경쟁에 대비하라는 의미일 것입니다. 국내 기업끼리 먼저 공정하게 경쟁하다보면 외국과 경쟁할 수 있는 체질 개선이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입니다. 작게 보면 경쟁이지만 크게 보면 결국 하나가 되어 외국의 기업과 싸워야 합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정보통신사업자들이 사업을 잘 하도록 한국통신이 도와주지 않으면 우리나라 기업이 경쟁할 수 없다는 생각으로 협력해나갈 생각입니다. 또 한국통신 입장에서는 일반 국민과 마찬가지로 다른 통신 사업자도 중요한 고객입니다. 국민에게 서비스를 잘 하는 것은 물론이고 경쟁 통신 업체의 서비스망과 한국통신의 기본 통신망을 잘 연결시켜 주는 것도 굉장히 중요한 할일입니다』 ―한국통신의 체질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지난 2월초 한국통신의 인사에선 일반 회사의 상무급 임원인 관리급에 40대를 발탁하셨지요. 이번 인사가 바로 내부혁신의 깃발이 아니냐는 평가가 있는데요.책임회계제 도입 체질개선『평소 인력과 조직의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보고 지난번 인사에서 관리급직원에 3년 임기제를 도입했습니다. 또 관리급에서 집행간부가 되기 위해서는 과거 승진소요기간이 2년이상으로 제한됐으나 이를 없애 능력있는 간부는 얼마든지 발탁할 수 있게 했습니다. 이와 함께 책임회계제도를 도입해 한국통신의 체질을 강화해 나갈 생각입니다. 그동안 한국통신 안에서는 사업본부간에 계산이 명확하지 않았습니다. 내것 네것이 없었다는 것이죠. 한국통신에는 사업과 개발을 맡은 10개 본부가 있습니다. 또 10개 지역본부가 장사를 하고 있습니다. 이들간에 어떤 거래가 있어도 정확하게 계산을 하지 않았습니다. 이를 막기 위해 한국통신 사업부간에도 다른 기업과 마찬가지로 돈계산을 제대로 하도록 했습니다. 앞으로는 한국통신의 마케팅부서가 한국통신의 기본 통신망을 빌리려면 데이콤 등 다른 기업과 비슷한 절차를 거쳐 같은 돈을 내야 합니다. 책임회계제도를 통해 명백한 경영목표를 주고 이를 달성토록 할 생각입니다. 한국통신의 모든 사업 부문이 다른 기업과 같은 조건에서 경쟁할 것입니다.이렇게 함으로써 불공정 거래의 의혹을 씻을 수 있을 것입니다』 ▼ 연내 정부출자회사로 전환 ▼ ―한국통신의 민영화도 관심사항입니다. 지금 민영화의 발걸음이 너무 느린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습니다. 80년대말부터 민영화 얘기가 거론됐지만 아직도 정부출자회사로 전환한다는 계획이 진행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국통신의 민영화 추진은 정부의 일관된 정책 방향으로 알고 있습니다. 다만 주식시장이 어려워 그때그때의 상황이 좋지 않아 어쩔수 없이 계획이 늦춰진 것이 아닙니까. 한국통신의 민영화가 진행됨으로써 우리나라 정보통신 산업의 경쟁력도 올라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올해 말까지 정부출자회사로 전환하기 위한 계획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올 상반기안에 관련 법이 국회에서 통과되면 정부가 갖고 있는 주식을 일반국민에게 팔아 정부 지분을 줄여나갈 것입니다』 ―일반의 정보화 마인드를 높이기 위해서 한국통신이 그동안 상당히 기여해왔다고 생각합니다. 또 앞으로도 할 일이 많고요. 어떤 일을 준비하고 있는지요. 『기술이나 산업의 발전과 함께 일반인의 정보화에 대한 인식의 변화도 중요합니다. 한국통신은 그동안 정보화의 큰 흐름으로부터 소외받은 사람을 위해 PC보급을 해왔습니다. 또 PC통신 서비스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하이텔 단말기를 전국에 나눠주는 일을 해왔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우리나라의 정보화 수준이 선진국에 비해 많이 뒤져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한국통신은 앞으로도 우리나라 정보화를 앞당기기 위한 여러가지 일들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우선 일반 국민이 쉽고 편안하게 컴퓨터를 배우고 정보화를 직접 몸으로 느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전국에 있는 2백60개의 전화국에 「정보 사랑방」을 만들어 정보화를 위한 열린 공간으로 활용할 생각입니다. 전화국에서 많은 국민들이 직접 컴퓨터를 다뤄볼 수 있도록 하고 한국통신 직원들이 일반인을 대상으로 PC 교육도 시킬 계획입니다. 또 지방자치 단체와 손을 잡고 각 지역의 특성에 맞는 지역 정보화 사업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 전화국에 정보사랑방 개설 ▼ ―직원들에게 「우리는 노사관계가 아니라 노노관계」라는 말씀을 자주 했는데요. 이것은 한국통신의 95년 노사갈등으로 인한 아픈 경험도 작용했겠지만 대외적으로 치열한 경쟁 상황을 이겨내려면 안으로 단결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겠습니까. 『한국통신의 지분중 72%를 정부가 갖고 있습니다. 말하자면 국민이 낸 세금으로 운영하는 회사지요. 이것은 한국통신의 주인은 결국 국민이라는 얘기입니다. 국민이 주인인 회사에서는 사장 이하 임원은 물론 전직원이 국민을 제대로 모시는 일에 신경을 써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6만여 한국통신 임직원은 노사로 가를 것이 아니라 누구나 국민을 위한 일꾼이라는 생각으로 일해야 할 것으로 봅니다. 그런 점에서 임직원은 노사가 아니라 노노 관계라는 말입니다』 ▼ CDMA 세계 첫 상용화 성공 ▼ ―한국통신에 대한 평가를 보면 미국 전화회사 AT&T와 비교하면 모든 부문에서 경쟁력이 50%이하라는 보고서도 있습니다. 시장이 개방되면 우리가 해외로 진출하는 기회도 갖는 것이라고 말씀하지만 해외시장에 나가서 충분히 경쟁할 수 있다고 보는지요. 『우리가 나갈 수 있는 해외시장은 많이 있다고 봅니다. 물론 선진국은 어렵지만 우리기술이 필요한 나라는 많습니다. 또 한국통신 혼자 힘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국내 관련 기업과 손을 잡고 나간다면 여러가지 면에서 국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부호분할다중접속방식(CDMA)전화는 우리가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한 것 아닙니까. 예를들면 CDMA를 갖고 나가는 것입니다. 통신장비를 만드는 대기업과 기술력을 갖춘 중소기업 등과 함께 손을 잡고 해외시장을 개척한다면 충분히 외국 기업과 경쟁할 수 있습니다. 해외 정보를 함께 수집하고 그 자료를 함께 나누고 지혜를 모은다면 어려운 점은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사장은 끝으로 한국통신이 「국민의 기업」임을 강조하면서 『한국통신이 세계통신으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국민의 많은 관심과 성원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담:성하운 정보과학부차장·정리=김승환기자> ▼李啓徹사장 약력 △경기 평택 56세 △고려대 법학과(65년 졸업) △행정고시 5회 △체신부 계획과장 총무과장 △〃 경북체신청장 체신공무원교육원장 전파관리국장 체신금융국장 기획관리실장 △정보통신부 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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