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구기자] 『내가 아는 젊은 여성은 8백명이 넘어요.결혼 중매도 수없이 했죠』
롯데호텔 객실판촉팀 계장 박종세씨(36).
경희대 영문학과를 나온 그는 지난 88년 이 호텔에 입사한 뒤 10년째 기업체 여비서 등 젊은 여성들을 「모시는」 일을 해왔다. 호텔 큰고객 유치의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여성들이기 때문.
그래서 그는 국내 대기업이나 관공서는 물론이고 외국계은행 주한(駐韓)대사관 등의 여직원들과 「사이좋게」 지내기 위해 정기적인 모임까지 만들었다. 씨티뱅크, 뱅크 오브 아메리카 등 외국계은행 여직원 50여명이 참여하는 외국은행 여성모임(WAF)과 각국 대사관 여직원 50여명이 회원인 대사관 스태프클럽(ESC)이 그것이다.
멤버의 대부분은 비서이거나 공보과 상무과 등의 근무자들. 물론 박씨는 이들 모임에서 청일점이다. 박씨는 이들을 「내사람」으로 만들기 위해 미용 요리 댄스 보석감정 등 젊은 여성들의 관심 분야에 대한 강좌를 매월 마련한다.
그의 사진첩에 등장하는 여성만도 수백명. 그는 평소 수줍음을 많이 타는 성격이지만 왠지 이들 여성 앞에만 서면 청산유수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아직 임자를 만나지 못한 노총각.
『미인들과 같이 지내다 보니 굳이 결혼을 서둘러야겠다는 절박한 심정은 없어요』 말은 이렇게 하지만 속은 다급한 모양이다. 지난 연말에는 MBC TV 「사랑의 스튜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하기도 했다. 화살표가 엇갈리는 바람에 짝을 구하는데는 실패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