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 망명]黃씨 처 모스크바체류 진위확인 부산

  • 입력 1997년 2월 19일 20시 17분


[모스크바〓반병희특파원] 한국에 망명을 신청한 북한 노동당 黃長燁(황장엽)비서의 처 박승옥은 모스크바에 있는가. 있다면 누구의 보호 아래 있을까. 그가 모스크바에 체류중이라는 첫 보도가 있은 18일 러시아정부와 모스크바주재 남북한 대사관 등은 진위확인에 부산했다. 이들의 한결같은 반응은 일단 『모르겠다』와 『그럴 리가 없다』로 압축되면서도 만약 박씨가 북한을 떠났다면 모스크바가 몸을 숨기기에 적합한 조건을 갖췄다는 점에서 긴장하는 모습이다. 우선 황비서가 오랫동안 망명을 준비하면서 아내를 포함한 가족의 안전문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는 추론이다. 그가 출국에 앞서 아내 등 가족을 빼돌렸을 수도 있고, 대상지로는 다인종이 거주함으로써 남의 눈에 덜 띄고 북한인들의 출입이 비교적 용이한 모스크바를 택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러시아정부의 한 관계자는 모스크바와 평양은 한달에 두차례 기차가 운행되고 있으며 외교여권을 소지하면 무비자로 러시아에 입국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박씨가 러시아에 머물고 있다면 러시아 정보당국에서 이미 소재를 확인하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成蕙琳(성혜림)씨 사건처럼 러시아정부는 남북간에 심각한 국면을 가져올 수 있는 사건에 대해서는 철저한 함구로 일관, 박씨를 은밀히 보호하고 있을 개연성이 얼마든지 있다. 그러나 회의적인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러시아정부의 한 고위관리는 『모스크바가 몸을 숨기기에 그리 안전한 장소가 못된다는 것은 성혜림씨 사건에서도 입증됐다』며 『이같은 사실을 잘 알고 있을 황비서가 과연 모스크바를 택했을지 의심이 간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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