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 칼럼]첨단기술이 주는 스트레스

  • 입력 1997년 2월 17일 20시 15분


[정리〓김승환기자] 현대사회는 너무 빨리 변한다. 특히 정보통신이나 컴퓨터 분야는 하루에도 몇번씩 사람을 놀라게 하는 신기술과 아이디어가 쏟아져 나온다. 깜짝 놀랄만한 일을 접했을 때 마음의 동요를 일으키면 안된다. 특히 자신의 기업 경영에 위협을 주는 신기술에 대한 감정적 대응은 자제해야 한다. 사실 새로운 기술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심어주기도 하지만 많은 사람에게 엄청난 스트레스를 안겨주는 것도 사실이다. PC를 잘 쓰지 못하는 사람은 여전히 「컴맹」이라는 놀림을 감수해야 한다. 또 매일같이 PC를 배워야 한다는 중압감에 시달리고 최신 PC를 사야될 것같은 느낌도 받는다. 나는 지난 95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486 노트북PC를 썼다. 12M의 메모리에 2백40MB의 하드디스크가 달려있는 약간 오래된 노트북PC였다. 이 노트북PC를회사와집을오가며 썼다. PC통신이나 회사 통신망과의 연결은 종합정보통신망(ISDN)을 이용했다. 이 ISDN망은 미국은 물론 대부분의 국가에서 일반인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정보서비스다. 많은 사람들은 『왜 빌 게이츠가 펜티엄이나 펜티엄프로 PC를 안쓰고 구닥다리 486을 쓰느냐』고 의아해했다. 그러나 우리의 많은 고객들은 여전히 486을 쓰고 있다. 나는 보통 사람이 쓰는 PC환경에서 마이크로소프트의 모든 제품을 쓰고 실제로 불편함이 없는지를 스스로 확인하고 싶었다. 그리고 대부분의 응용프로그램은 아직까지 486에서 쓰는데 별 문제가 없다. 지난 연말에야 비로소 중간 정도 성능을 갖고 있는 펜티엄 노트북PC를 샀다. 사실 그 놀라운 성능에 깜짝 놀랐다. 이 제품은 펜티엄 133㎒에 1.3GB의 하드디스크 드라이브를 갖고 있다. 물론 더 좋은 것도 시장에 많이 나와있지만 보통 사람은 가장 평범한 제품이 적당하다는 신념에는 변함이 없다. 새 기술은 원래 있던 사업을 없애버리기도 한다. 기업의 경영자는 신기술을 어떻게 이용해야 경쟁에서 이길 수 있을까를 끊임없이 고민한다. 첨단 기술이 스트레스를 줄 때는 먼저 마음을 다스려야 한다. 조용한 음악을 듣는 것도 한 방법이다. 그리고 스스로 조급해 하지 말아야 한다. 첨단 기술이 자리를 잡으려면 시간이 걸리게 마련이고 그로 인한 영향이나 피해는 그 다음에 오게 마련이다. 회의를 너무 오래하는 것은 좋지 않다. 회의를 길게 하면 누구나 다른 사람의 의견에 대해 비판적이 되어버린다. 첨단 기술은 위기이면서 또한 기회다. 신기술의 빛과 그림자를 같이 살펴볼 수 있는 마음의 눈을 뜨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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