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수필]군에 간 아들에게

  • 입력 1997년 2월 14일 20시 10분


사랑하는 아들아. 지난 설에 부대에서 떡국은 먹었는지 궁금하구나. 얼마전 저녁9시 뉴스시간에 맹호부대가 동계훈련하는 모습이 방영돼 엄마는 바짝 다가가 혹시 네 모습이 있는지 찾아보았단다. 네가 군에 간 후부터는 군인들만 보면 모두가 내 아들같아 다가가 이것저것 물어보곤 한단다. 네가 군에 간지도 7개월이란 세월이 흘렀구나. 군대생활은 순간순간 힘든 일도 많겠지만 이 다음에 뒤돌아보면 그립고 좋은 추억이 될 것이다. 네가 운전병이라 엄마는 늘 비가 와도 걱정 눈이 와도 걱정이 되는구나. 항상 기도하는 마음으로 조심하고 침착하게 운전하거라. 네가 일병을 달고 첫휴가 나왔을 때 검게 그을린 얼굴의 건강한 네 모습을 보니 자랑스럽기까지 했다. 지금까지 네가 별탈없이 잘 자라주어 엄마는 늘 감사하고 있단다. 한가지 걸리는 것은 형제 없이 혼자 자라는게 안쓰럽고 아버지까지 갑자기 돌아가셔서 죄스러운 마음이 드는구나. 하지만 엄마 걱정이나 마음의 상처는 잊도록 하거라. 우리 각자 위치에서 열심히 자기 역할을 해나가야 하지 않겠니. 군에 있을 동안은 그곳이 네 집이고 전우들이 네가 사랑할 가족이나 다름없다는 사실을 잊지 마라. 장인숙(인천 부평구 십정1동 354의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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