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신 기자] 남자가 나이가 들면 오줌발이 약해진다. 정력이 달려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천만의 말씀. 남성에게만 있는 전립선에 이상이 생긴 것이다.
방광 바로 아래에 있는 전립선은 요도(尿道)를 둘러싸고 있으며 정액의 일부를 만들고 요로감염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정상일 때 크기가 밤톨만하고 무게는 15g.
갱년기가 지나면 전립선이 점점 커져 계란이나 복숭아 크기로 된다. 이 때문에 전립선 내부를 관통하는 요도가 눌려 오줌줄기가 약해진다. 이를 전립선비대증이라 한다.
전립선비대증에 관해 고려대의대 이정구교수(비뇨기과)의 도움말을 들어본다.
▼증상〓전립선비대증은 노인에게 흔한 병이다. 미국에서는 50대 남자의 50%, 60대의 60%, 70대의 70%가 전립선비대증을 갖고 있다. 국내는 1백50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전립선이 커지면 우선 오줌이 잘 안나오고 소변을 본 후에도 오줌이 남아 있는 듯 시원하지 않다. 화장실에 자주 들락거리고 밤중에도 오줌누러 일어나는 일이 잦다. 가끔 오줌에 피가 섞여 나온다.
전립선비대증이 심해지면 요도가 아예 막혀 오줌이 나오지 않는 요폐증이 된다. 병이 오래 계속되면 신부전증이 생기거나 오줌찌꺼기가 굳어 결석이 되는 합병증도 나타난다.
▼진단〓전립선비대증 진단법은 △증상점수표 △수지검사 △요속검사 △혈액검사 네가지가 있다.
증상점수표는 환자가 설문지에 스스로 자신의 증상을 체크하는 방법(표 참조). 수지검사는 의사가 환자의 항문에 손가락을 집어넣어 전립선의 크기를 만져보는 것이다. 요속검사는 검사장비를 이용해 오줌의 속도를 측정하는 방법. 수지검사로 전립선암이 의심될 때는 혈액검사를 한다.
▼치료법〓몇년전만 해도 전립선비대증 치료는 수술로 전립선을 일부 잘라내는 방법밖에 없었다. 하지만 최근 전립선비대증 치료약과 레이저 내시경 등 첨단 수술장비가 잇따라 등장해 다양한 치료방법을 쓸 수 있게 됐다.
내시경 수술은 치료효과가 확실하지만 환자가 입원해야 하고 수술과정에서 출혈이 심하며 식염수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심장에 무리를 줄 수 있다. 수술후 성기능에 문제가 생기는 사람도 더러 있다.
최근에 개발된 레이저수술은 수술 도중 출혈이 없어 입원하지 않아도 되지만 치료효과가 약간 떨어진다.
약물은 △소변보는 것을 편하게 해주는 알파교감신경차단제 △전립선의 크기를 줄이는 남성호르몬 합성차단제 두가지가 사용된다. 약물치료는 수술에 비해 치료효과가 50∼60%이고 혈압저하 어지럼증 성욕감퇴 같은 부작용이 있다.
<전립선비대증 증상점수표>
①오줌을 누고도 오줌이 방광안에 남아있는 것 같다
②오줌을 누고 2시간이내에 다시 오줌이 마렵다
③오줌을 눌 때 오줌줄기가 끊어졌다가 다시 시작된다
④오줌이 마려우면 참기 어렵다
⑤오줌줄기가 약해지거나 가늘어진다
⑥오줌을 눌 때 힘을 주어야 하거나 한참 뜸을 들여야 한다
⑦밤에 자다가 오줌이 마려워 자주 일어난다
<채점방법>
①∼⑥은 「전혀 없다」(0점) 「다섯번에 한번」(1점) 「다섯번에 한두번」(2점) 「다섯번에 두세번」(3점) 「다섯번에 서너번」(4점) 「항상 그렇다」(5점), ⑦은 「없다」(0점) 「한번」(1점) 「두번」(2점) 세번(3점) 네번(4점) 다섯번(5점), 35점 만점에 7점미만이면 경미하고 8∼18점이면 중간 정도, 19점이상이면 증상이 심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