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화제]토플시험 관리 14년 김성희씨

  • 입력 1997년 2월 11일 20시 17분


[신복예 기자] 미국 대학에 유학가려면 꼭 거쳐야 할 시험인 토플. 84년 한국 토플사무국 개설 때부터 토플 신청 창구를 지켜온 김성희씨(44)는 우리나라 토플 응시자들의 부정행위와 편법응시 때문에 부끄럽고 속상할 때가 많다고 말했다. 『92년 미국에서 열린 국제교육연합회에 참석했을 때의 일입니다. 미국의 6천여 대학 입학사정 책임자들이 참가한 자리였는데 미국 토플본부(ETS) 관계자가 나와 「한국은 치팅(부정행위)의 왕국」이라며 한국에서 벌어지는 치팅을 일일이 열거했어요.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들어가고 싶었어요』 치팅과 편법 때문에 다른 나라는 누리지만 한국은 박탈당한 토플관련 혜택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토플 규정에는 1년에 12번 치러지는 시험중 다섯번에 한해 응시자가 원할 경우 시험지를 밖으로 갖고 나갈 수 있도록 돼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절대 안된다. 갑자기 시험을 봐야할 사람이나 급한 사정으로 시험장소를 변경해야할 사람을 위한 「스탠바이 제도」와 「센터 체인지(시험장변경)」도 한국은 안된다. 좋지않은 점수가 누적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시험을 볼 때마다 이름의 영문 스펠링을 조금씩 바꾸는 응시자도 적지않다고. 김씨는 『토플본부로부터 받을 수 있는 혜택은 거의 다 빼앗겼기 때문에 앞으로 한국에서 어떤 문제가 생긴다면 토플 시험 자체가 취소되는 일만 남았다』며 『응시자들은 자신의 이익만이 아니라 국가 이미지와 후배들도 생각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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