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화제]원자력환경기술원 장인순 원장

  • 입력 1997년 2월 4일 20시 34분


[윤종구기자] 『안전성 확보를 위해서는 방사성폐기물을 후진국에서 선진국으로 이전하는 게 바람직합니다. 방사성폐기물은 처리능력이 없는 후진국에 있으면 위험하지만 과학기술능력을 갖춘 선진국에서는 전혀 위험할 게 없거든요. 따라서 대만에서 북한으로 폐기물을 옮기려는 것은 비윤리적 비과학적인 행동입니다』 원자력환경기술원 장인순원장(57)은 대만 방사성폐기물의 북한반입에 대해 우선 대만 과학기술자들이 양심적으로 반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만 과학자들은 자기들이 방사성폐기물을 안전하게 관리할 수는 있지만 북한에는 그런 능력이 없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요. 그들이 나서서 자국 정부를 말려야죠』 장원장은 우리나라가 89년 세계에서 여섯번째로 핵연료 국산화에 성공, 에너지 자립기반을 굳히는데 주역을 했던 한국 원자력발전의 산 증인. 그는 한국이 원자력선진국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78년 이후 20년간 원자력발전소를 운영하면서 축적된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요. 폐기물처리능력은 완벽에 가깝죠. 평생동안 우라늄을 만진 저를 보세요. 건강하지 않습니까』 우리나라와 비슷한 시기에 원자력발전소를 세워 현재 6기를 보유하고 있는 대만도 원자력선진국에 속한다. 이에 비해 북한에는 원자력발전소가 하나도 없다. 대량의 폐기물을 처분할 기술과 시설은 더더욱 없다. 따라서 대만의 폐기물이 반입된다면 장기적인 안전성을 보장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는 대만이 왜 북한에 폐기물을 이전하려는지 이해할 수 없어요. 게다가 방사성폐기물 관리시설을 갖추고 유지하는데는 엄청난 돈이 듭니다. 돈 때문에 폐기물을 받아들이는 북한이 이를 안전하게 관리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죠』 그는 「북한이 결국 방사성폐기물을 받아들인다면 우리가 기술을 지원해 안전관리를 돕자」는 일부견해에 단호하게 반대한다. 『우리가 북한에 경수로를 건설하고 거기서 나오는 폐기물을 처분하기 위해 기술지원을 할 수는 있겠지요. 그러나 대만의 방사성폐기물까지 한반도에 들여와 처분하는 것을 지원할 수는 결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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