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생각 저생각]럭비공세대

  • 입력 1997년 2월 4일 20시 34분


1965년이후에 태어나 10대후반에서 30세이전까지 이르면 신세대라고 할 수 있다. 미국에서의 신세대는 그 사고방식이나 행동의 방향을 알 수 없다는 뜻을 가진 X세대를 말한다. 말하자면 제멋대로 튀는 럭비공세대나 개구리세대를 말한다. 이에 비해서 기성세대는 탁구공세대라고 한다. 「빨리빨리」만 외치니까. 신세대의 특성은 감각적이고 개인주의적이고 또 저항적이다. 획일적인 선을 추구하는 전세대들에 비해서 「남과 다른 것」을 최고로 친다. 장유유서나 남녀유별 등 기존의 질서에 대한 저항도 대단하다. 이들이 저항의 표적으로 삼는 것은 가정에서의 아버지, 직장에서의 상사, 그리고 남녀관계에서의 남자 등 전통적인 권위의 주체들이다. 아버지와 아들이 목욕탕에 간다. 아버지가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고 『어 시원하다』고 말하니까 정말 시원한 줄 알고 따라 들어갔던 아들이 뛰어나오면서 한다는 말, 『요즘 세상에 믿을 × 없네』. 이미 오래전에 유행했던 아버지와 아들시리즈이다. 직장에서의 상사도 저항신세대의 단골 표적이다. 낮에 외출하려는 부하직원에게 『어디 가느냐』고 물어보면 「간 큰」상사가 되고 술자리에서 눈치없이 끝까지 앉아 「썰렁한」농담만 늘어놓으면 「간 부은」상사가 된다. 남녀관계에서의 남자는 여자의 희생물이다. TV광고에서 여자한테 얻어맞는 것은 예사고, 실제적으로도 성희롱당하는 남자들이 꽤 많다는 보고서도 있다. 어차피 사회의 변화는 젊은 세대에 의해서 좌우되게 마련이라면 이들이 버릇없다거나 과소비를 한다거나, 좋으면 삼키고 싫으면뱉는 감각적인 성품이 있다고 탓만할 것은아니다. 그것은 언제나 되풀이되는 젊은이들의 보편적인 속성일 뿐이다. 이동신<경희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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