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강병규-홍현우등 「연봉전쟁」지루한 공방

  • 입력 1997년 2월 4일 20시 34분


[장환수 기자] 프로야구 시즌은 엄밀히 따지면 2월부터 11월까지로 볼 수 있다. 2월은 새로 계약한 연봉이 처음 지급되는 달이며 11월은 그 마지막 달이다. 반면 12월과 1월은 선수들이 훈련에는 참가하지만 월급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사실상 무보수로 근무하는 시기가 된다. 1월말까지 재계약이 안된 선수는 2월1일부터 보류수당을 받게 된다. 보류수당은 지난해 연봉을 3백분의1로 나눈 일당중 25%만을 받는 것을 말한다. 올해는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접수된 연봉조정 대상자가 없지만 재계약 시한인 1월을 넘긴 미계약자 6명은 대부분 구단과 심각한 마찰을 빚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이들은 각 팀이 전지훈련을 떠났지만 이런 저런 사유로 불참한데다 구단과의 대화채널마저 완전히 막혀 있는 상태. 97신인 계약때 「김빼기 작전」으로 일관했던 OB가 가장 심각하다. 투수 강병규는 『구단과는 아예 만나지도 않겠다』면서 지난달 말 성남고 동기생인 최경환(보스턴 레드삭스 외야수)이 전지훈련중인 호주 골드코스트로 훌쩍 날아가버렸다. 일본 오이타 쓰쿠미의 팀훈련에 무단으로 합류하지 않은 것은 물론이다. 강병규는 본인 요구액 6천만원과 구단 제시액 5천만원의 차이보다는 구단프런트와의 불화가 더 커 보인다. 투수 이광우는 동결을 주장하지만 구단에선 대폭삭감을 해야 한다는 입장. 해태의 유일한 미계약자인 홍현우는 1억원과 9천5백만원의 줄다리기속에서 돈보다는 무참하게 무너진 자존심때문에 속이 상해 있다. 구단에서 이종범(1억1천만원)보다 훨씬 적은 액수를 제시한데 대해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는 판단이다. 삼성 김태한은 8천만원 동결을 요구하지만 7천만원으로 삭감을 제시한 구단에 대항, 미국 플로리다 베로비치 전지훈련을 보이콧했다. 쌍방울 박노준은 어차피 부상으로 전지훈련 참가가 힘들바에야 7천만원과 6천만원을 놓고 연봉협상 장기전을 벌이겠다는 심산이다. 반면 지난 시즌 MVP인 한화 구대성은 호주 시드니에서 처음으로 연봉협상 테이블에 앉았지만 지난해(4천6백만원)보다 100% 인상된 금액에 타이틀 보너스 1천여만원을 합쳐 올시즌 열다섯번째 1억원 연봉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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