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창원 주남저수지 주민,철새보호구역지정 반대

  • 입력 1997년 2월 3일 08시 58분


[창원〓姜正勳기자] 「철새에게 놀아나는 언론은 각성하라」 「전래농법 쥐불놓이 고의방화 왜곡말라」. 겨울 날씨로는 비교적 포근했던 2일 오후 1시경. 철새도래지인 경남 창원시 동읍 주남저수지 주차장에서 인근지역 주민 7백여명이 모여 대책위원회를 결성하고 보호구역 지정을 반대하는 결의대회를 열었다. 「철새는 떠다녀도 우리는 붙박이다」 「철새의 울음소리 주민들의 통탄소리」 등 20여개의 현수막과 피켓은 온통 그동안 자신들이 받아온 질타에 대한 항변으로 가득했다. 본행사가 시작되기 전 잠바차림의 중년 농업인이 마이크를 잡았다. 『논에 물대고 홍수조절하고 생활용수 공급하는 곳이 저수지 아닙니까. 그런데 준설을 못해 기능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환경을 깨끗이 하자는데 반대할 사람이 있겠어요. 다만 오는 새는 보고 가는 새는 그냥 두자는 겁니다』 이어 사회를 맡은 청년이 언론에 화살을 돌렸다. 『우리가 실수하는 장면만 내보내지 말고 제대로 좀 보도해 주세요』 위원장으로 추대된 김성수씨와 주민대표 5명이 삭발을 할 때는 분위기가 사뭇 숙연해지기도 했다. 7개항의 결의문을 채택한 주민들은 주남저수지 주변에서 청소를 마친 뒤 2시간여만에 이날 집회를 끝냈다.행사를 지켜본 창원시의 한 직원도 『중앙정부가 발벗고 나서도 해결이 쉽지 않은 문제』라며 「주남」의 순탄치 않을 앞날을 걱정했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