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위성시대/디지털TV]채널 2백여개

  • 입력 1997년 1월 6일 20시 12분


「로스앤젤레스〓金昇煥기자」 『아빠가 크리스마스 선물로 작은 접시 안테나를 사서 집에 돌아왔다. 몇분만에 벽에 안테나를 달았다. 토미네 집은 TV를 통해 하늘에 떠있는 위성과 대화를 시작했다』 미국에서 제1의 디지털 위성방송사업자로 자리잡은 디렉TV의 광고내용이다. 지난 94년 디렉TV가 디지털 위성방송을 시작한 이래 미국에서 디지털 위성방송을 보는 집은 지난해말 4백만가구를 돌파했으며 오는 2000년에는 1천만 가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디지털 위성방송이 시작되면서 인류의 안방은 경이적인 변화를 맞고 있다. 「바보상자」로 불리던 TV는 하늘에 떠 있는 위성에서 쏘아보내는 다양한 정보를 알기 쉽게 전해주는 「지능형 정보상자」로 바뀌고 있다. 또 시청자는 이를 통해 프로그램을 고르거나 원하는 쇼핑도 할 수 있다. CD 수준의 음질과 고화질TV 정도의 선명한 영상은 더이상 디지털 위성방송의 자랑거리가 아니다. 그 정도는 기본이다. 케이블TV가 기껏해야 80여개의 방송채널을 갖고 있는 것에 비해 1백∼2백여개의 방송 프로그램을 뿌릴 수 있는 위성방송의 다양함도 강조하지 않는다. 디지털 위성방송사업자들은 『중요한 것은 원하는 정보와 프로그램을 즉시 전해주는 멀티미디어 방송을 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남부 교외의 엘 세군도에 자리잡고 있는 디렉TV사는 정지궤도위성 3개로 미국 전역은 물론 캐나다와 중남미까지 디지털 방송을 보내는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위성과의 대화」를 주제로 한 몇가지 새로운 서비스를 발표했다. 우선 올해부터 위성방송을 이용한 홈쇼핑 서비스를 시작했다. 온라인 쇼핑 전문업체인 QVC사와 연합해 위성방송을 보면서 중간중간에 가구 음반 의류 미용용품 전자제품 보석등을 주문할 수 있도록 했다. 「주제별 프로그램 묶음 서비스」도 디지털 위성방송만이 해낼 수 있다. 디렉TV는 미국의 대학 농구 리그에서 벌어진 모든 경기인 4백50회 내용을 언제든 볼 수 있는 「대학농구 묶음 서비스」도 시작했다. 시청자가 다니는 대학팀이 출전한 경기나 좋아하는 농구스타가 나오는 게임만을 골라 볼 수 있다. 디렉TV는 지난해 10월19일부터 27일까지 벌어진 미국 프로야구 월드 시리즈의 경기내용을 델타항공의 미국 국내선 모든 여객기에 생중계했다. 이것도 위성방송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현재 디렉TV의 가장 큰 경쟁상대인 프라임 스타사는 디지털방송의 좋은 음질수준을 바탕으로 CD 14개로 음악 서비스를 하고 있다. 또 청소년이 봐서는 안되는 프로그램의 경우 비밀번호로 시청을 제한하는 기능도 집어넣었다. 이와 함께 한 개의 접시 안테나만 갖고서도 집안에 있는 여러 대의 TV가 각각 다른 프로그램을 시청할 수 있도록 하는 「다(多)채널 서비스」도 개발했다. 말하자면 이제 디지털 위성방송은 시청자 개개인을 만족시켜줄 수 있는 「당신만을 위한 TV」임을 뽐내고 있다. 디지털 위성방송의 보급 확대에 발맞춰 편하게 방송을 즐길 수 있는 부가 서비스 개발도 한창이다. 스타 사이트사는 프로그램의 홍수속에서 시청자가 원하는 프로그램만을 손쉽게 찾아보거나 예약시청 예약녹화가 가능한 TV설치용 프로그램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96년말 현재 미국의 일반 가정에서 볼 수 있는 TV 채널은 평균 47개. 일반공중파방송 케이블TV 위성방송 등이 일주일에 시청자에게 쏘아보내는 프로그램의 수는 평균 7천여개에서 1만4천여개에 이른다. 이에 따라 주제별 선택, 유형별 선택, 앞으로 할 프로그램 설명을 사용자가 원할 때 즉시 TV화면으로 보여주는 부가 서비스가 필요하게 된 것이다. 또 여러가지 방송내용을 따로 모아두었다가 시청자가 원하는 것만을 골라서 보내주는 주문형 방송국도 생겨나고 있다. 유어 초이스 TV(YCTV)는 주문형 방송 시스템을 개발하고 미국의 유명한 쇼 프로그램중에서 사용자가 원하는 것을 즉시 방송해준다. 또 VCR처럼 프로그램 내용의 처음이나 중간 끝부분만을 볼 수도 있고 빠르게 넘길 수도 있다. 위성방송은 국경없는 방송시대의 개막을 뜻한다. 또 디지털이라는 「국제 표준어」를 이용해 문화적 장벽도 쉽게 뛰어넘는 특징을 갖고 있다. 세계는 이미 대화형 디지털 위성방송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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