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신춘문예 당선자분석]숭의여전-추계예대 『떴다』

  • 입력 1997년 1월 6일 20시 12분


「鄭恩玲기자」 새해를 맞은 각 대학 문예창작과 신년하례식의 화제는 단연 『올해 우리과 출신학생들이 몇명이나 신춘문예에 당선했는가』이다. 차세대 문인을 배출하는 것이 목표인 학과인 만큼 이른바 「문단고시」로 일컬어지는 신춘문예결과에 관심을 곤두세우지 않을 수 없는 것. 97년 신춘문예 결과 각 대학 문창과에서 화제가 된 것은 서울예술전문대의 「독주」에 제동이 걸리고 숭의여자전문대 추계예술대가 나란히 다크호스로 부상한 것이다. 특히 동아일보 유경희씨 등 졸업생 두명을 나란히 단편소설부문에 당선시킨 「숭의여전 돌풍」은 단연 화제가 됐다. 2명의 당선자는 신춘문예를 겨냥한 「스파르타식 습작」을 통해 배출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과 개설이후 10년간 시·소설부문의 신춘문예당선자를 내지 못했던 숭의여전 문예창작과는 김양호교수(소설가)의 주도로 지난해 4월 「토요회」라는 「신춘문예 대비 세미나팀」을 꾸렸다. 김교수는 졸업생중 「문재(文才)」가 번득이는 7명을 선발한 뒤 의무적으로 2주에 단편소설 1편씩을 써오게 했다. 각자가 써온 작품들은 김교수와 참가자들에 의해 「넝마」가 될 지경으로 문제점이 꼼꼼히 분석돼 세미나 참가자들의 필력이 짧은 기간에 비약적으로 향상되는 결과를 낳았다. 추계예대 문창과 역시 세계일보 소설부문 당선자 박영현씨 등 2명의 당선자를 냈으며 본심에까지 오른 작품도 적지않아 올해 뚜렷한 「성장세」를 보였다. 한편 지난해 신춘문예 결과 소설부문에서만 3명의 당선자를 내는 등 기염을 토했던 서울예전은 97년에는 동아일보 시나리오부문 당선자 양선희씨 등 3명의 당선자를 내는데 그쳐 근래 보기드문 부진을 보였다. 올해 당선자 3명은 전원 30대 후반의 졸업생들로 재학생의 부진이 두드러진 것이 특징. 그러나 극작과에서 희곡부문 당선자 4명, 광고창작과에서 시부문 당선자 1명을 내 학교 전체로는 여전히 「신춘문예 명문」임을 과시했다. 서라벌예술대학시절부터 시작해 창작문인들 사이에서 최대 학맥으로 꼽히는 중앙대 문예창작과는 올해 신춘문예에서 조선일보 소설부문 당선자 유시영씨 한명을 내는데 그쳤다. 이 학교 감태준교수는 『중앙대의 경우 신춘문예보다는 등단 이후 발표할 지면이 더 많이 보장되는 문예지를 겨냥해 습작하는 학생들이 다수이기 때문』이라고 신춘문예에서의 부진이유를 분석했다. 「신춘문예」당선자가 많은 학교일수록 재학생들의 창작의욕이 높은 것은 불문가지의 함수관계. 서울예전의 경우 졸업생들만의 세미나팀인 「소설아카데미」 등 학생들이 자체결성한 습작팀이 수십여개에 이른다. 그러나 문인들 사이에서는 문예창작과 학생들이 신춘문예 등 「문단고시」에 치중해 『문학본연의 창조성보다는 모범답안식 글쓰기에 길들여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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