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생각 저생각]바보들의 음주운전

  • 입력 1996년 12월 17일 20시 00분


「용감스러운」을 표현하는 세가지 영어단어가 있다. 북미 인디언들의 「용사(Brave)」,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를 대처한 케네디대통령의 「용기(Courageous)」 그리고 애인에게 남자다움을 보이기 위해 한강다리에서 다이빙을 하는 수영 못하는 「바보 만용(Bold)」이다. 요즈음 이같은 만용들이 많다는 경찰청 보고가 있다. 96년12월6일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1시까지 7시간 동안 전국 7백28개 지역에서 실시한 예고된 음주운전 단속의 통계수치는 다음과 같다. 6백70(면허취소) 20(구속) 9(10대) 3백96(20대) 7백2(30대) 3백44(40대) 1백1(50대이상) 7백4(회사원) 4백18(상업) 28(여성) 19(학생) 3백44명(기타). 금년 연말에는 망년회와 친목회가 개인당 적게는 다섯 곳, 많게는 20여 곳 있다고 가정해 볼 때 적발건수가 1천5백52명의 몇 배가 될 것이라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이를 위해 미국의 어떤 주에서는 즉각 구속하고 어떤 나라에서는 사형제도까지 있다 한다. 우리처럼 언론 홍보나 사회단체 캠페인은 효율 농도 0.1%로 시간과 정력낭비만 될 것이다. 한쪽은 눈과 귀를 막고 다른 한쪽은 이미 잘 아는 번거로운 상식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아예 1천만원 벌금 제도라면 어떨까. 7시간만에 1백55억원씩 거둬들일 터이니까 대낮 음주까지 합하면 한달에 1조원, 1년이면 12조원으로 1천억달러가 넘는 외채를 갚는데는 시간문제가 될 것이다. 그러나 그 돈은 졸부 음주운전자들에게는 푼돈밖에 안되고 돈과 바꿀 수 없는 것이 인간생명이란 면에서 역시 효과가 없을 것이다. 해결책은 이들을 사회적으로 매장시켜 버리는 것이다. 알코올농도의 높낮이에 상관없이 음주운전자에게는 적발 횟수를 면허증에 전산처리시킨 다음, 그것을 근거로 인사 승진 상여금 기회는 물론 모든 실생활을 하는데 불이익을 반드시 받도록 하면 「바보 만용」들은 거의 사라질 것이다. 이 익 훈 <이익훈어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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