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호씨 일가 기자회견①]『인간답게 살고싶어 탈출』

  • 입력 1996년 12월 17일 11시 55분


최근 귀순한 金慶鎬씨(61)일가족은 17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인간다운 삶을 살기 위해 북한을 탈출,귀순했다"고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정확한 탈출경위는 ▲崔현실씨=제 남편의 고향이 남한인 것으로 인해 평소 천대와 감시를 심하게 받았다.또 평양에서 함경북도,회령으로 추방된 뒤에도 계속해서 이런 천대와 감시를 받아 아이들의 장래가 걱정됐다. 이런 도중에 부모님이 미국에 살고 있다는 소식을 알게 됐으며 편지와 사진거래를 하게 됐다. 이러다가 지난 7월 어머니로부터 중국에 가겠으니 나오라는 말을 인편을 통해 전해받았다. 이어 48년만에 어머니를 중국에서 만나 "한국에 가면 행복하게 살수 있다"는 어머니의 탈북권유를 받고 북한으로 다시 들어가 자녀와 사위들에게 의향을 묻고 탈출하기로 의견을 모으고 북한을 탈출했다. 사위들의 행동이 가장 걱정스러웠는데 이들도 인간다운 삶을 살아야겠다는 데 의견을 모아 같이 탈출하게 됐다. --회령지역에 굶어죽는 사람이 많다는데. ▲최현실씨=식량사정이 전반적으로 다 어렵다. 식량배급이 지난 1월이후 중단됐다. 병원이나 학교 등도 식량사정으로 인해 오전에만 일하고 오후엔 모두 나가는 실정이다. --굶어죽는 사람을 보거나 들은 적 있나. ▲최현실씨=직접 보지는 못했다. 사람들이 강냉이죽,풀뿌리죽 등을 먹고 지내며 대부분 영양실조 상태에 있다. 먹지 못해 결핵,간염 등에 걸린 사람들이 많다. --탈출과정에서 가장 힘든 고비는. ▲김명숙씨=두만강을 건널때와 동남아국가(홍콩을 지칭)수용소에 있을 때였다.몸이 불편한 아버지의 병이 도질까 하는 걱정과 함께 철없는 아이들이 소리를 내지 않을까 매우 긴장했다. 또 동남아국가에서 지낼때 신문과 TV에 우리의 탈북경위 보도가 나오는 것을 보고 안전이 걱정됐다. 혹시 북측이 테러를 하지 않을까 잠도 제대로 못자고 먹지도 제대로 못먹었다. --올겨울 추위와 식량난으로 탈북할 사람이 많다던데. ▲최영호씨=북조선 주민들이 식량난 등 여러 사정으로 북한을 떠나고 싶어한다. 그러나 최근 들어 많은 탈북자들이 생기자 당국이 국경수비를 강화했는데 주민들이 국경을 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탈출을 하고는 싶어도 주민들이 선뜻 결심하기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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