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주부들]「日요리 도사」분당아줌마 전경애씨

  • 입력 1996년 12월 9일 20시 24분


「康秀珍기자」 요즘 웬만큼 요리를 한다하는 주부들 사이에서는 「분당에 사는 일본요리 잘한다는 여자」에 대한 소문이 짜하다. 경기 분당신도시 장미마을에 있는 그의 아파트에는 대기업 사장부인부터 결혼을 앞둔 예비신부까지 소문을 듣고 배우러 오는 주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심지어 부산에서 첫 비행기를 타고 올라오는 「극성팬」도 있다. 내년 6월까지 「수강예약」이 차 있을 정도면 그 명성을 짐작할 만하다. 소문의 주인공은 전경애씨(48). 그의 집에서는 일주일에 세번씩 요리강습이 열린다. 7,8명의 주부들이 모여 2시간 동안 네댓가지 일본요리만들기를 실습한다. 『지난해 일본에서 귀국한 뒤 동서나 친한 친구들이 놀러오면 같이 음식을 만들면서 일본요리를 가르쳐줬어요. 그뒤 알음알음으로 찾아오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본격적으로 나서게 됐죠. 일부러 찾아오는 분들은 요리에 관심이 많은 분들이라 대부분 솜씨도 보통이상이에요.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다들 척척 따라하시죠』 여덟번 강습을 하며 기초에 해당하는 계란찜부터 고급요리인 바라스시(장미초밥)까지 모두 40여가지 메뉴를 가르친다. 처음에는 무료강습이었지만 요즘은 재료비를 포함해 실비를 받고 있다. 요리하는 중간중간 일본음식문화 얘기도 곁들인다. 『일본요리는 의외로 우리와 다른 점이 많아요. 예를 들어 일본인은 돼지뼈나 닭뼈는 즐겨 먹지만 쇠뼈는 먹지 않죠. 유자도 껍질만 먹고 속은 버려요』 요리가 끝나고 점심을 겸해 시식을 할 때면 주부들은 자녀교육문제부터 가정대소사까지 흉금없이 털어놓으며 이야기꽃을 피운다. 전씨가 일식요리를 배우기 시작한 것은 지난 88년. 해외근무발령받은 남편을 따라 도쿄(東京)에서 7년간 생활하게 된 것이 계기가 됐다. 『워낙 요리하는 것을 좋아했는데 본고장에서 일식요리를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생각돼서 가자마자 요리학원부터 등록했어요. 2년과정을 마치고 나서도 뭔가 부족한 것같아 일식당에서 1년간 무보수로 일하고 그뒤 2년은 정식 요리사로 일했죠』 주부들도 자기 자신에게 과감히 투자해야 한다는 그는 요즘은 동서 시누와 함께 호텔 요리사로부터 중국요리 개인강습도 받고 있다. 『요리를 통해 많은 주부들을 알게 된 것이 너무 즐겁다』는 전씨는 『요리실력이 한수 위인 남편과 함께 딸 아들 시집 장가 보낸 뒤 늘그막에 자그마한 요리학원을 차려볼까 생각중』이라며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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