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공짜라면 예의도 모르나…정보지 광고냈다 실망

  • 입력 1996년 12월 3일 19시 59분


집안의 환자를 위해 구입했던 물침대가 더이상 필요없게 돼 지역 정보지에 무료로 주겠다는 광고를 냈다. 예상외로 많은 이들의 전화가 쇄도했다. 그런데 전화를 걸어온 사람들 중에는 전화예절이 미흡한 이들이 많았다. 저녁 늦은 시간인데도 물건을 가지러 오겠다며 정확한 주소를 요구하거나 자신의 이름도 밝히지 않고 무조건 내놓으라는 식의 말투에 불쾌했다. 환자가 있는 집에 물려주려 한다고 말하면 화가 난 듯이 전화를 끊어버리는 사람들도 많았다. 이보다 더 성의를 무시당한 경우도 있었다. 환자를 위한 용도가 아니면 주기 어렵다고 했더니 돈을 주면 될 것 아니냐며 떼를 쓰다시피 한 사람도 있었다. 결국 우리와 비슷한 환자가 있는 집으로 물침대를 보내게 되었지만 개운치는 못했다. 물건을 주려는 사람은 자신의 성의도 함께 받아갔으면 하는데 모두들 물건만 받으면 그만이라는 태도인 듯해 실망했다. 선진시민임을 자처하는 우리가 얼굴이 보이지 않은 전화상의 만남이라 해서 예의를 지키지 않는 일도 불쾌하거니와 공짜라면 별로 소용이 되지 않더라도 차지하고 보자는 태도들이 부끄럽다. 강 지 영(서울 강남구 율현동 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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