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책]「러브」…수산나 타마로 지음

  • 입력 1996년 11월 27일 20시 14분


이현경 옮김 (고려원·6,500원) 「金璟達기자」 「마음가는대로」 「마법의 공원」에 이어 국내에 세번째 소개되는 저자의 소설집. 무명이었던 저자의 작품세계가 처음으로 문단의 주목을 받게 된 초기작품이다. 쓰라린 상처로 얼룩진 어린시절과 죽음을 맞는 노부인의 가슴아픈 경험 등을 다룬 다섯편의 단편이 실려있다. 타인의 고통에 무관심한 현대인들의 모습을 일깨워주는 이 소설집의 표제작 「러브」는 참담한 현실과 부대끼면서 좌절하는 열살짜리 소녀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다. 유고슬라비아의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부모에 의해 이탈리아 집시들에게 팔린 언청이 소녀 베스나가 주인공. 거리에서 소매치기와 구걸을 하는 일상과 양아버지의 성폭행 등 고된 나날을 보내던 베스나에게 어느날 한 신사가 나타났다. 그 신사는 베스나를 집으로 데려가 며칠간을 직접 목욕을 시켜주고 잠자리와 먹을 것을 제공하는 등 따뜻하게 보살펴주었다. 베스나는 그를 「러브」라고 부르며 사랑하게 되는데…. 실제로 베스나의 몸 안에는 「러브」가 만든 아이가 자라고 있었다. 선물 살 돈을 마련하려고 소매치기를 하다 경찰에 잡히는 등의 천신만고 끝에 베스나는 「러브」의 집을 찾아간다. 희망찬 손길로 초인종을 눌렀던 베스나는 「러브」의 아내와 아이들이 떠드는 행복한 목소리에 당황한다. 베스나는 그 집 문 앞에서 유산을 하고 만다. 저자는 인간의 가장 내밀한 부분을 특유의 감성적 문체로 잘 표현해낸다는 평을 받는 이탈리아의 여류작가(39). 89년 첫 소설 「구름속의 머리」를 펴낸 이후 「마법의 공원」 「뚱뚱보의 마음」 등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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