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중소기업 구인난 허덕…「취업 바늘구멍」먼얘기

  • 입력 1996년 11월 22일 20시 22분


남에 있는 봉제품 제조 수출회사다. 요즘 언론에서 말하는 취업난 얘기가 도무지 실감나지 않는다. 연간 2천만달러 어치나 수출하고 매년 건실한 성장을 거듭하는 회사인데도 구인난에 허덕이고 있기 때문이다. 사원모집공고를 내면 취업 희망자들은 많이 몰려든다. 5명정도 채용하기 위해 1차 서류전형에서 50명정도 추려낸 뒤 아까운 인재가 많아 15명 정도를 최종합격시킨다. 그러나 최종합격 통보를 내면 절반 가량이 공부나 더 하겠다며 그만둔다. 나머지를 데리고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하다보면 또 절반쯤 소식도 없이 안나온다. 당초 계획 인원인 5명도 안남았는데 이들마저 3개월쯤 지나면 별 뚜렷한 이유도 없이 사직서를 낸다. 그렇다고 이 회사가 봉급이 제때 안나오거나 전망이 불투명하지도 않다. 26년의 역사에 봉제분야에서는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으며 거래은행으로부터 「유망 중소기업」 지정도 받은 회사다. 다만 월급이 대기업에 비해 조금 적고 근무지가 서울이 아니고 취급 품목이 봉제품이라는 것이 약점이기는 하다. 대기업이 아니면 안되고 고생을 하기 싫다는 요즘 신세대들의 나약함과 승부를 내보겠다는 직업의식의 결여 등이 문제다. 중소기업이라 싫고 3D산업이라 싫고 근무환경이 멋있지 못해 안된다는 사고방식이 중소기업을 멍들게 하고 인재난에 허덕이게 만든다. 강 신 영(경기 성남시 신흥동 2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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