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서울시 아직도 伏魔殿인가

동아일보 입력 1996-11-22 20:16수정 2009-09-27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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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버스 비리와 관련, 교통관리실 공무원들이 무더기로 구속된 지 한달도 되지 않아 이번에는 하수관 정비관련 업체로부터 거액의 뇌물을 받은 서울시 공무원들이 사법처리되자 시민들은 서울시청이 여전히 복마전이 아니냐고 개탄하고 있다. 하수관보다 더 악취를 풍기는 구조적 비리가 터져나왔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세무 교통 주택 상하수도 가스 도시개발 위생 환경분야 등 민원 또는 인허가 관련부서에서도 부정 비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趙淳(조순)시장이 서울시정을 맡으면서 시민과 한 약속 중의 하나는 「깨끗한 공무원상」의 확립이었다. 이같은 그의 약속이 지켜지기 위해서는 서울시 공무원들이 정말로 청렴하고 성실해져야함은 말할 나위가 없다. 그런데도 조시장 취임 후 복마전의 오명이 불식되기는 커녕 각종 부정 비리는 더욱 만연하고 구조화하고 있는 듯 하다. 비리의 유형과 수법도 다양해졌을 뿐아니라 상하위직의 구별도 없는 부정 부패 양상이 시민들을 절망케 하고 있다. 시민생활과 직결된 민원행정부서의 공무원들이 뇌물에 눈이 어두워 스스로의 직분을 저버린다면 시정목표인 시민의 삶의 질 향상은 빈 말이 될 수밖에 없다. 조시장 혼자서 안전 교통 환경 복지 등을 아무리 외쳐봐야 공염불일 뿐이다. 지금 이 시점에서 가장 시급한 것은 서울시 행정을 쇄신하여 시민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일이다. 조시장의 조직 장악력과 행정력에 한계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도 이미 제기되고 있다. 조시장은 먼저 다른 일을 제쳐놓고 자체 감사활동의 강화와 함께 부정 부패를 막을 제도개선을 서둘러야 한다. 공무원이기를 포기한 직원은 가차없이 공직에서 추방해야 한다. 그런 다음에야 올바른 일반 행정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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