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심칼럼]최규하씨의 비극

  • 입력 1996년 11월 15일 20시 34분


그래도 혹시나 하던 실낱같은 기대가 무참히 짓밟혔다. 차마 못당할 일을 당한 꼴이 됐고 당초 이런 일을 시도하지 않느니만 못한 셈이 됐다. 그 쇠심줄같이 완고하고 오만한 함구가 국민들의 가슴속에 얼마나 큰 또 하나의 분노를 쌓게 될지 한번만이라도 되돌아봤다면 이런 식의 토라짐이 「전직 대통령으로서 지켜야 할 최소한의 덕목」이라고 강변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증언을 유도하는 재판장은 간곡하고 정중했다. 온유한 표정으로 차라리 애원하듯 말했다. 선서하실 수 있지요, 불편하니 앉아서 하세요, 국민의 의무입니다, 책임추궁이나 제재의 뜻이 아니라 실체 발견에 도움을 받고자 하는 것입니다, 그래도 역시 거부하시겠습니까, 가능한 한 마음을 바꿔주세요.법정서「고의적 투정」 그러나 증인은 선서부터 거부하고 몇마디 내키지 않은 답변을 퉁명스럽게 던지고나서 딱 입을 봉했다. 고의적인 투정이었다. 재판장이 법조문을 보이며 선서를 권고할 때는 노골적인 불쾌함을 나타냈다. 고령과 건강을 걱정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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