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나라 먼나라]적도기니…유전발견 극빈국 탈출 부푼꿈

  • 입력 1996년 11월 11일 20시 23분


「權宰賢기자」 아프리카 서해안 적도에 위치한 적도기니가 최근 말그대로 「돈벼락」을 맞으면서 순식간에 「아프리카의 쿠웨이트」를 꿈꾸고 있다. 수도 말라보가 위치한 비오코섬과 카메룬과 가봉사이에 위치한 장방형의 영토로 이뤄진 적도기니는 경기도와 강원도를 합친정도의 면적에 인구 40만명이 사는 소국. 수도 말라보를 제외하고는 상하수도나 전기시설은 꿈도 꾸기 어렵고 의료시설 부족으로 평균연령 48세에 94년 1인당 국민소득 7백달러로 아프리카에서 손꼽히는 최빈국이다. 그런 적도기니가 최근 비오코섬 앞바다에서 대규모 유전을 발견하면서 벼락부자 국가의 대열에 참여하기 시작한 것이다. 적도기니에서 시추탐사를 벌이던 미국의 모빌사는 올해 자피로 유전에서 1일 4만배럴의 석유를 시추하기 시작했다. 적도기니가 올해 여기서 거둬들일 것으로 예상되는 액수는 1억달러.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의 2배에 이르는 액수다. 적도기니 동력자원부는 곧 인근 원전들도 시추에 들어가면 5년안에 1일 50만배럴을 생산할 것으로 장담하고 있다. 적도기니가 이런 보고를 지금껏 썩혀온 것은 68년 독립후 지나친 쇄국정책을 편 탓. 사하라 사막이남에서 유일한 스페인식민지였던 적도기니는 독립직후 바로 외국투자가들을 내쫓는 바람에 대부분의 학교와 병원이 문을 닫고 전체주민의 3분의1이 숨지거나 난민신세가 되는 비극을 겪었다. 그러다 79년 쿠데타로 집권한 현 테오도르 오비앙 응게마 음바소고(53)대통령이 프랑스와 스페인이 포기한 원전에 미국석유자본을 끌어들이면서 석유대금은 물론 학교와 의료시설까지 덤으로 챙기는 이득을 얻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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