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익악기 부도의 이모저모

  • 입력 1996년 10월 23일 22시 38분


「白承勳·李康雲기자」 삼익악기가 부도에 몰리게 된 것은 방만한 경영과 최근 경기침체로 인한 매출부진, 금융비용부담 증가때문이다. 삼익악기는 작년말 현재 세계피아노시장 점유율 14%를 차지하고 국내에선 피아노시장의 절반가량(작년 국내시장점유율 47%)을 점유하고 있다. 지난 58년 설립된 삼익악기는 악기전문업체로 성장하면서 에스아이가구 삼송산업 등 계열사를 13개로 늘렸다. 지난 93년 창업주 李孝益회장이 타계한 뒤 아들인 李奭宰회장(38)이 경영권을 이어받았다. 그러나 최근 업라이트피아노 전자악기 등 신제품 판매가 크게 위축된데다 수출마저 줄어 작년부터 적자기업으로 전락했다. 작년에 삼익악기는 매출액 2천3백32억원 순손실 1백7억원의 부진한 경영실적을 보였다. 이 회사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인천 간석동 부지 및 서울종로 직매장을 매각, 여기서 나온 60억원의 부동산처분 특별이익을 지난 상반기 결산에 계상했음에도 19억원의 적자를 냈다. 삼익악기의 금융기관 대출규모는 제1금융권 1천4백83억원, 제2금융권 등 1천3백47억원 등 총 2천8백30억원. 재무구조가 악화되면서 부채비율은 △94년 2,076% △95년 2,720% △96년 6월말 3,639%로 높아졌다. 매출액대비 금융비용부담률도 16.4%로 상당히 높다. 올들어 지난 6월말까지 금융기관 이자를 갚는데 무려 1백80억원을 썼다. 주거래은행인 외환은행측은 『삼익악기가 매출이 부진한 가운데 금융비용부담이 갈수록 커지면서 자금난에 시달려 최근 90억원을 지원했으나 더 이상 회생가능성이 없어 지원을 중단하게 됐다』고 말했다. 삼익악기는 현재 4백여개의 하청업체와 50여개의 협력업체, 2백50개의 대리점을 두고있어 이번 부도파문이 관련 피아노업계 가구업계로 확산될 것으로 우려된다. 문제는 향후 삼익의 회생가능성 여부가 불투명하다는데 있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삼익악기측이 오래전부터 부도위기에 몰렸음에도 불구하고 법정관리 등 부도후의 대책을 세우지 못한 것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삼자인수를 추진하려고해도 1,2금융권의 채권금융기관이 너무 많아 의견조율이 쉽지 않은데다 삼익계열사 모두가 부실덩어리여서 과연 살 사람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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