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수첩]『아는 길도 물어가라』…스위스

  • 입력 1996년 10월 17일 10시 04분


「趙誠夏기자」 스위스 기차여행중 겪었던 일이다. 행선지는 라우터브루넨 계곡 위 에 있는 휴양마을 뮈렌. 인터라켄 도착시간이 뮈렌행 후니쿨라 열차 운행시간을 넘 겨 어쩔 수 없이 라우터브루넨역에서 버스 케이블카로 오르는 코스를 택했다. 취리히공항에서 세 시간 이상 달려 인터라켄 오스트역에 도착하니 벌써 깜깜한 밤 이었다. 열차시간표를 보고 라우터브루넨행 플랫폼을 확인한 다음 열차에 올라 자리를 잡 았다. 출발후 두 역을 지난 다음 검표를 하던 여객전무가 행선지를 물었다. 「라우 터브루넨」. 그러자 열차를 잘못 탔으니 다음 역에서 내리라고 한다. 역 이름은 츠바이뤼시넨. 인적도 없는 깊은 밤 거의 모든 열차가 운행을 마친 시 간에 알프스 한귀퉁이 시골역에 내려 잘못 탄 열차를 갈아 타라니…. 너무 황당해 다시 확인했다. 분명히 열차시간표에는 이 열차가 라우터브루넨행이었다고. 그러자 여객전무는 웃으면서 『다음 역에서 내려 이 전동차 뒤에 붙어 있는 전동 차로 바꿔 타라』고 말했다. 나중에 안 것이지만 츠바이뤼시넨은 베르너오벌란트 지역 알프스로 오르는 두갈래 길이 갈리는 지점. 다시 말하면 그린델발트와 라우터브루넨계곡으로 갈리는 삼거리 였다. 그리고 두 지역으로 가는 열차는 각 행선지의 전동차를 연결, 한 열차로 인터라켄 오스트역을 출발했다가 츠바이뤼시넨역에서 분리하는 방식으로 운행된다. 그 사실을 몰랐던 기자는 플랫폼 번호만 확인하고 무턱대고 아무 칸에 올랐다가 낭패를 당한 것이었다. 열차에서 내려 살펴보니 전동차마다 외부에 행선지 표지가 붙어 있었다. 「아는 길도 물어가라」. 선인들의 이 말씀은 나홀로 여행자에게는 더 더욱 귀중한 금과옥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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