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판 놓친 수원삼성, 험난해진 승격의 길…“아직 희망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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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서 열린 승강 PO 1차전에서 제주에 0-1 패
여러 이점 놓친 수원, 부담 안고 7일 제주도 원정

승격을 꿈꾸는 수원삼성. 1부로 가는 길이 더 험난해졌다.  ⓒ News1
승격을 꿈꾸는 수원삼성. 1부로 가는 길이 더 험난해졌다. ⓒ News1
K리그1 4회 우승에 빛나는 수원삼성의 1부리그 복귀 길이 더 험난해졌다. 대부분의 축구 관계자들이 “무조건 잡아야한다”던 홈 1차전을 패하면서 벼랑 끝으로 몰렸다.

2013년 승강 플레이오프가 실시된 후 K리그2 팀이 1부 클럽을 꺾고 승격에 성공한 경우는 6번(2013 상주상무, 2014 광주FC, 2015 수원FC, 2016 강원FC, 2019 부산아이파크, 2022 대전하나시티즌) 있었다. 하부리그 클럽의 반란에 성공했던 팀들은 모두 1차전 승리를 발판 삼아 승격의 꿈을 이뤘다.

달리 말하면 첫판을 놓친 도전자들은 모두 고배를 마셨다는 뜻이다. 2년 만의 1부리그 복귀를 위해 시즌 내내 와신상담했던 수원은 큰 부담을 안고 제주도 원정경기를 준비해야한다.

수원은 지난 3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SK와의 ‘2025 하나은행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0-1로 패했다. 시작부터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경기를 주도했으나 골키퍼 판단 미스로 허용한 페널티킥에서 실점한 것을 끝내 만회하지 못하면서 석패했다.

수원삼성은 일방적인 홈 팬들의 응원을 받으며 싸운 1차전에서 패했다.  제주 원정을 떠나는 발걸음이 더 무거워졌다. ⓒ News1
수원삼성은 일방적인 홈 팬들의 응원을 받으며 싸운 1차전에서 패했다. 제주 원정을 떠나는 발걸음이 더 무거워졌다. ⓒ News1

두 팀 모두 1차전 비중은 컸지만, 아무래도 수원 쪽이 더 간절했다. 자신들이 유리한 조건에서 싸울 수 있는 경기였기에 반드시 잡아야했다.

수원삼성의 홈구장 ‘빅버드’는 다른 팀들에게 부담스러운 공간이다. 워낙 충성심 높고 열정적인 팬들이 가득해 원정팀 선수들이 기를 펴기가 쉽지 않다.

승강 플레이오프 1차전 역시 수원월드컵경기장은 ‘청백적’ 물결로 넘실거렸고 팬들은 영하 10도에 육박하는 추운 날씨를 녹이는 뜨거운 응원을 펼쳤다. 수원 선수들 입장에서 ‘12번째 전사’들의 기운을 등에 업고 싸우는 것이 큰 힘인데, 일방적인 지지를 받고도 졌다.

‘체력’과 ‘충분한 준비’라는 측면에서도 1차전은 제주보다 수원이 유리했다.

수원은 지난 11월1일 충북청주와의 K리그2 37라운드 경기에서 승리하면서 준우승을 확정했다. 이후 리그 잔여 일정에 로테이션을 가동하면서 주축들 체력을 안배했고, 11월23일 최종 라운드를 끝으로 열흘간의 충분한 휴식을 누렸다.

반면 제주는 K리그1 마지막까지 대구FC와 처절한 탈꼴찌 싸움을 펼쳐 몸도 마음도 지친 상황이었다. 특히 11월30일 울산과의 최종 라운드는, 패하면 다이렉트 강등될 수 있는 처절한 경기였다. 나중을 계산하지 못하는 ‘단두대 매치’ 후 사흘 만에 승격 플레이오프 1차전에 나서는 제주보다 수원의 체력이 앞서는 것은 당연했다.

경기력도 수원이 좋았기에 더더욱 아쉬움이 짙다. 충분히 쉬면서 플레이오프를 대비한 수원은 킥오프 순간부터 적극적으로 움직이며 주도권을 잡았다. 그리고 17개의 슈팅 기록에서도 알 수 있듯 경기를 지배했다.

여러 유리함 속 치러진 1차전을 놓치면서 수원삼성의 부담은 더 커졌다.  ⓒ News1
여러 유리함 속 치러진 1차전을 놓치면서 수원삼성의 부담은 더 커졌다. ⓒ News1

내내 몰아치고도 김동준 골키퍼 선방에 막혀 제주 골문을 열지 못했고, 골키퍼가 무리하게 전진하다 상대 선수를 가격해 내준 페널티킥으로 실점했다는 허탈감까지, 경기 내용도 수원 선수들을 맥 빠지게 했다.

이제 두 팀은 7일 오후 4시 30분 제주월드컵경기장으로 장소를 옮겨 2차전을 치른다. 제주는 무승부만 거둬도 잔류할 수 있는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심리적인 부담에서도 벗어났다. 시즌 막바지 답답한 경기력으로 애를 먹었는데 울산과의 정규리그 최종전에 이어 2연승으로 흐름을 바꿨다는 것도 고무적이다.

여러 가지 유리한 조건들을 살리지 못한 수원은 심리적으로 쫓기는 가운데 한동안 경험하지 않았던 ‘섬’ 원정경기를 펼쳐야한다.

1부 팀을 상대로 대등한, 오히려 앞선 경기력을 보였다는 것은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2차전에서도 골 없이 헛심만 써서는 곤란하다. 어떻게든 결과를 만들어내야 한다. 결국 관건은 ‘부담’에서 얼마나 벗어날 수 있는가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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