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km대 후반 온몸 굳는 느낌… 우승 생각하며 버텨”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3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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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서울마라톤 겸 제93회 동아마라톤]
국내 여자부 우승 정다은

국내 엘리트 선수 여자부에 출전한 정다은(K-Water)은 2시간28분32초에 피니시 라인을 통과하면서 1위를 차지했다. 여자부에서 2시간30분을 넘기지 않은 유일한 선수였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국내 엘리트 선수 여자부에 출전한 정다은(K-Water)은 2시간28분32초에 피니시 라인을 통과하면서 1위를 차지했다. 여자부에서 2시간30분을 넘기지 않은 유일한 선수였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2시간26분, 25분대로 기록을 단축해서 한국 최고 기록(2시간25분41초)에 도전하겠습니다.”

2시간28분32초를 기록하며 2023 서울마라톤 겸 제93회 동아마라톤 국내 엘리트 선수 여자부에서 우승한 정다은(26·K-WATER)은 더 높은 목표를 말했다. 정다은은 지난해 4월 대구국제마라톤에서 세운 개인 최고 기록(2시간32분28초)을 3분 56초 앞당기며 풀코스 도전 세 번째 만에 첫 우승을 차지했다.

2시간27분대 진입까지 노렸던 정다은은 “15km까지 페이스가 너무 빨라서 후반부에 어려운 레이스를 했다. 2시간30분을 넘기지 않아서 다행이지만 아쉬움도 남는다”고 말했다. 30km대 후반 들어 힘이 부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 정다은은 “온몸이 굳는 듯한 느낌에 한 걸음 내딛기가 힘들었다. 여기만 버티면 우승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끝까지 뛰었다”고 했다.

정다은은 2016년 마라톤 선수로 처음 출전한 인천국제하프마라톤대회에서 우승하며 샛별로 주목받았지만 이후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2017년 일본에서 열린 디스턴스 챌린지 여자 5000m에서 15분36초74로 종전 한국기록을 깰 만큼 스피드에서는 재능을 드러냈지만 지구력이 따라주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구미시청에서 뛰던 정다은은 올 1월 자신의 첫 소속팀이었던 K-WATER로 다시 둥지를 옮겼다. 정다은은 2018년 서울마라톤에서 21년 묵은 여자 한국 최고 기록(2시간26분12초)을 무너뜨린 김도연(30·무소속)을 지도한 김영근 감독(58)의 체계적인 가르침을 받으며 성장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1월부터 한 달 반가량 일본 도쿠노섬에서 전지훈련을 하며 페이스를 끌어올렸다. 특히 산악 구간으로 된 크로스컨트리장에서 집중 훈련했다. 정다은은 “인터벌 훈련보다는 장거리 위주로 훈련하며 지구력을 보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지난달 일본에서 열린 가가와 마루가메 하프마라톤대회에서 개인 최고기록(1시간11분19초)을 새로 쓰기도 했다.

정다은은 이번 풀코스 첫 우승을 계기로 다시 한번 도약을 꿈꾼다. 김 감독은 “이번 대회를 통해 지구력에서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을 것이다. 이제는 다시 트랙 훈련에 집중해 스피드를 끌어올려 한 단계 더 위의 선수로 성장시키겠다”고 말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서울마라톤#동아마라톤#국내 여자부 우승#정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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