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현 “대학 단짝 승현 형과 KCC 한솥밥… 우승 영광 재현”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2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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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 이종현, 1일 캐롯서 트레이드
11년전 고려대서 농구대잔치 우승
“이번이 기회… 잘해야 할 일만 남아”
내일 LG맞아 안방서 이적 데뷔전

프로농구 트레이드 마감일이던 1일 캐롯에서 KCC로 팀을 옮긴 이종현(오른쪽)이 2일 친형처럼 따르는 이승현(왼쪽)과 함께 재활 
훈련을 하고 있다. 이종현은 당분간 오른쪽 팔꿈치 인대 파열로 전력에서 이탈한 이승현의 공백을 메울 예정이다. KCC 제공
프로농구 트레이드 마감일이던 1일 캐롯에서 KCC로 팀을 옮긴 이종현(오른쪽)이 2일 친형처럼 따르는 이승현(왼쪽)과 함께 재활 훈련을 하고 있다. 이종현은 당분간 오른쪽 팔꿈치 인대 파열로 전력에서 이탈한 이승현의 공백을 메울 예정이다. KCC 제공
“제게는 기회예요.”

이종현(29·센터·203cm)은 프로농구 트레이드 마감일인 1일 캐롯에서 KCC로 팀을 옮겼다. 그러면서 고려대 시절 ‘단짝’처럼 지냈던 이승현(31)과 다시 한솥밥을 먹게 됐다. 두 선수는 오리온(현 캐롯)에서도 2020∼2021시즌 초반부터 2021∼2022시즌까지 함께 뛴 적이 있다.

이종현은 “(트레이드 후) 가장 먼저 승현이 형의 연락을 받았다. KCC 훈련장과 가까운 형네 집에서 하룻밤 자고 2일 함께 출근해 새 팀 관계자들과 인사를 나눴다”며 웃었다. KCC가 2일 공개한 사진에는 팔꿈치 부상으로 재활 중인 이승현 옆에서 이종현이 밸런스 훈련을 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이종현은 “대학 선후배를 떠나 이름도 비슷하고 내게는 ‘친형’ 같은 존재”라고 말했다.

이종현과 이승현의 인연은 1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휘문중 2학년이던 이종현이 용산고 1학년이던 이승현에게 ‘형이랑 친해지고 싶다’고 문자메시지를 보낸 게 계기였다. 이후 두 사람은 10주년 기념 ‘우정 반지’를 맞출 만큼 진한 ‘브로맨스’를 나누고 있다. 이종현은 “제가 고려대에 간 것도 형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종현은 ‘입학 예정자’ 신분이던 2012년 12월 28일 열린 그해 농구대잔치 결승전에서 21득점, 17리바운드, 3블록슛을 기록하며 고려대의 우승에 앞장섰다. 고려대가 농구대잔치 정상을 차지한 건 이때가 처음이었다. 게다가 결승전 상대는 공식 경기에서 108연승을 기록하며 이 대회 5연패에 도전하던 상무였다. 이날 이승현도 군 복무 중인 프로 선수로 이뤄진 상무를 상대로 26득점, 8리바운드, 3어시스트로 활약했다.

이후 둘은 모두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프로 선수가 됐다. 2014년 1순위로 오리온 유니폼을 입은 이승현이 프로 무대에서도 최정상급 빅맨으로 자리매김한 반면 2016년 현대모비스로부터 1순위 지명을 받은 이종현은 부상, 부진이 겹치면서 ‘게으른 천재’라는 별명을 얻었다. 대학 시절 국가대표에 뽑혀 2014 인천 아시아경기 금메달 획득에 기여하는 등 ‘특급 유망주’로 통했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2019∼2020시즌 2경기 출전에 그쳤던 이종현은 오리온에서 이승현과 재회했던 2020-2021시즌에는 데뷔 후 최다인 46경기에 출전하면서 잠시 반등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올 시즌 캐롯에서 24경기 평균 3.3득점, 2.3리바운드를 기록 중이던 이종현은 이승현과 다시 만나며 ‘재반등’을 노리고 있다.

한국 나이로 올해 서른이 돼 ‘유망주’란 수식어도 어색해진 이종현은 “서른 즈음 각성하고 잘하는 선배들을 여럿 봤다. 이제 내 차례다. 더 이상 아픈 데도 없다. 이제 잘해야 할 일만 남았다”며 각오를 밝혔다. 당분간 이승현의 부상 공백을 메워야 할 이종현은 5일 LG와의 전주 안방경기를 통해 KCC 데뷔전을 치른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이종현#이적 데뷔전#kcc#프로농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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