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김태균, 떠나는 길에도 후배들 생각 뿐이었다

  • 뉴시스
  • 입력 2020년 10월 23일 09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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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레전드 김태균(38)은 떠나는 길에도 후배들을 생각하고 배려했다.

김태균은 지난 21일 구단을 통해 은퇴를 공식 발표했다. 당시 그는 구단을 통해 “우리 팀에는 미래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좋은 후배들이 성장하고 있다. 후배들에게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 은퇴를 결정했다”고 은퇴 결심 이유를 밝혔다.

지난 22일 자신의 땀과 눈물이 서려있는 홈구장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가진 김태균은 은퇴를 결심한 이유에 대해 설명하면서 다시 한 번 후배들에 대해 언급했다.

김태균은 “1년 계약을 하면서 마음 속으로 다짐했다. 납득하지 못하는 성적이 나온다면 결단을 내리고 싶었다”며 “젊을 때보다 웨이트 트레이닝 등 운동량을 많이 가져갔다. 후회가 남지 않도록 어느 해보다 열심히 준비했다. 하지만 시즌 개막하고 얼마되지 않아 2군으로 내려갔고, 마음 속으로 많은 생각을 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1군에 다시 왔다가 8월 중순 2군에 가면서 은퇴 결심을 굳히게 됐다”면서 “서산에서 훈련하며 젊고 유망한 선수들을 보면서 은퇴 결심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김태균은 지난달 은퇴 결심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은퇴하기로 마음을 먹은 뒤에도 2군 서산구장에 나가 훈련했다. 결정을 내리기까지 마음이 복잡해도 내색하지 않았다.

이 또한 후배를 배려하는 마음에서였다.

김태균은 “서산구장에서 젊은 선수들이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얼마나 힘들게 준비해 1군 무대에 서는지 과정을 잘 알고 있다”며 “열심히 준비하는 선수들의 집중력을 떨어뜨리고 싶지 않았다. 티를 내지 않으려고 노력했고, 평상시와 다르지 않게 행동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후배들이 궁금해하는 점에 대해서도 말해주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김태균은 명실공히 한국 최고의 우타자다. 통산 2014경기에 출전한 김태균은 통산 타율 0.320 311홈런 1358타점 1024득점에 통산 출루율 0.421, 장타율 0.516의 성적을 남겼다.

김태균은 통산 출루율 부문에서 역대 2위다. 개인 통산 최다 안타 3위고, 홈런 11위다. KBO리그에서 2000안타와 300홈런을 모두 기록한 우타자는 김태균이 유일하다.

그는 한화의 상징이나 다름없는 프랜차이즈 스타다. 2001년 한화에 입단해 20년 동안 프로 생활을 한 김태균은 일본프로야구 지바 롯데 마린스에서 뛴 2010~2011년을 제외하고 무려 18시즌 동안 한화의 오렌지색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누볐다.

한화 구단은 이런 김태균에게 은퇴경기를 제안했다. 하지만 김태균은 고사했다. 결국 김태균의 현역 시절 마지막 경기는 8월15일 대전 삼성 라이온즈전이 됐다. 당시 기록은 3타수 무안타.

김태균도 8월15일 삼성전이 마지막 경기가 된 것에 대해 “모든 선수는 처음도 중요하지만 마지막도 중요하다. 팀도 좋은 성적에 본인도 좋은 성적을 가지고 마무리를 하는 상황을 꿈꾼다”며 “이승엽 선배나 박용택 선배 같은 좋은 마무리를 꿈꾸고 기대했다”고 다소 아쉬움을 내비쳤다.

그럼에도 그는 후배들이 타석에 설 기회를 한 번이라도 빼앗을까봐 은퇴 경기를 거절했다.

김태균은 “좋은 마무리를 하고 싶었지만 상황이 있는 것이다.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결정을 했다. 팀 상황에도 내가 빨리 결정해주는 것이 모든 일에 좋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은퇴 경기를 안 하겠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 한 타석이 저한테도 소중하지만 다른 선수에게는 더 간절할 수 있다”며 “가는 길에 후배의 소중한 기회를 뺏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 많은 고민을 해서 결정했다. 번복하고 싶지는 않다”고 단호히 말했다.

[대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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