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솟음친 ‘블루 드래곤’ 이청용…리더부터 해결사까지 일당백

  • 뉴스1

6일 오후 경북 포항스틸야드에서 무관중 경기로 열린 프로축구 하나원큐 K리그 1 2020 포항스틸러스와 울산 현대의 경기 전반 울산 이청용이 선취골을 성공 시킨 후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2020.6.6 © News1
6일 오후 경북 포항스틸야드에서 무관중 경기로 열린 프로축구 하나원큐 K리그 1 2020 포항스틸러스와 울산 현대의 경기 전반 울산 이청용이 선취골을 성공 시킨 후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2020.6.6 © News1
지난 6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포항스틸러스와 울산현대, 울산과 포항의 ‘동해안더비’ 라이벌전은 오직 울산을 위한 경기였다. 일단 지난해의 한을 풀었다.

2019년 시즌 내내 선두를 달리던 울산은 최종전에서 포항과 경기를 치렀는데 예상치 못한 1-4 대패를 당하면서 우승 트로피를 전북에게 넘겨줬다. 겨우 다득점에 밀린 2위가 됐으니 포항이 다 된 밥에 재를 빠뜨렸던 결과였다. 심지어 장소도 울산의 홈이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완전히 반대 결과가 나왔다. 스틸야드로 원정을 떠난 울산은 4골을 퍼부으며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무리, 어느 정도 빚을 갚았다. 동시에 최근 2경기 무승부 아쉬움을 딛고 3승2무(승점11)가 되면서 전북(승점 12)에 이어 2위 자리를 사수했다. 여기에 더해 반가운 것은 ‘블루 드래곤’ 이청용이 날아올랐다는 사실이다.

165번째 동해안 더비의 주인공은 생애 처음으로 이 무대를 밟았던 이청용이었다. 경기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움직이던 이청용은 선제골과 이어진 추가골을 터뜨리면서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2골 모두 인상적이었다.

이청용은 전반 25분 주니오의 헤딩 슈팅이 골대 맞고 나온 것을 오른발로 정확하게 차 넣어 포항 골문 구석을 관통시켰다. 소위 주워 먹었던 골이 아니다.

이청용은 슈팅이 튀어 나오는 순간 빠르게 반응해 지체 없이 대각선 슈팅을 시도했고 발을 떠난 공은 날카롭게 깔려 골문 옆그물로 빨려 들어갔다. 그 궤적이 아니었다면 골키퍼 손에 걸리거나 골포스트를 벗어났을 상황이었는데 슈팅이 워낙 정확했다.

이청용이 K리그에서 골을 넣은 것은 FC서울 시절이던 2009년 7월19일 강원을 상대로 득점한 뒤 10년 10개월18일 만이었다. 기세가 오른 이청용은 11분 뒤 추가득점까지 올렸다. 이번에는 완벽한 개인 전술의 힘이었다.

이청용은 전반 36분 고명진과의 원투 패스로 포항 수비의 압박을 벗어난 뒤 오른쪽 측면에서 중앙으로 이동하면서 왼발 터닝 슈팅을 시도했다. 제법 먼 거리에서, 수비가 쫓아오는 상황이라 달리기를 멈추지 않은 채 때려야하는 어려운 동작이었는데 잰 것처럼 오른쪽 구석을 통과시켰다. 허리의 힘, 발목의 힘이 동반되지 않으면 가능하지 않았던 슈팅이다.

K리그 복귀 후, 울산의 유니폼을 입은 뒤 이청용은 개인적인 욕심을 자제한 채 전체적으로 팀을 이끄는 역할에 주력하는 인상이 강했다. 자신이 아니더라도 힘과 높이가 돋보이는 주니오나 ‘총알 탄 사나이’ 김인성 등 마무리를 지어줄 다른 카드들이 있기에 오히려 울산의 아쉬운 점으로 꼽히던 ‘완급’에 신경을 썼다.

그러나 포항전은 달랐다. 기회가 있으면 파고 들었고 직접 마무리하겠다는 의지가 느껴졌다. 그리고 실제 멀티골을 작성하면서 이청용의 컴백을 확실하게 알렸다. 스스로도 자신감이 배가될 전환점이 됐을 경기다.

클래스가 다르던 크로스부터 힘들이지 않는 볼 간수 능력 그리고 몸을 사리지 않는 적극적인 수비까지 펼치면서 ‘일당백’ 면모를 보여주던 이청용이 해결사의 한방까지 장착하게 된다면 다른 팀들 입장에서는 괴로울 수밖에 없다.

축구라는 종목이 특정 선수에게 의존하게 되면 궁극적으로 좋을 것 없으나 다른 한편으로 기대의 시선을 받고 있는 이가 무기력하면 그 역시 팀에 악영향을 준다. 반대로 해줄 사람이 해준다면 동료들의 사기 진작에도 플러스가 된다. 지금 이청용과 울산의 조합은 후자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