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2019년 돌아보기…악재 있었으나 이제는 월드클래스

  • 뉴스1
  • 입력 2019년 12월 31일 11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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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인물은 단연 손흥민(27·토트넘)이었다. 이강인이 ‘막내 형’ 신드롬을 일으키면서 2019 폴란드 U-20 월드컵에서 정정용호의 준우승을 이끌었고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을 넘어 아시아 전체에 엄청난 반향을 일으키는 등 주목할 인물이 많았으나 그래도 ‘세계적인 수준’으로 올라선 손흥민을 빼놓고는 한국 축구를 이야기할 수 없었다.

과거에는 ‘손기복’이라는 달갑지 않은 표현이 있었을 정도로 활약상이 들쑥날쑥했던 면이 있었다. 톱클래스 선수를 평가하는 중요한 잣대 중 하나가 ‘꾸준함’이라는 것을 고려한다면 다소 아쉬웠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2019년에는 그런 평가절하가 쑥 들어갔다.

손흥민은 1월2일 카디프 시티와의 2018-2019시즌 21라운드에서 1골1도움을 올리면서 기분 좋게 2019년을 시작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연속 공격 포인트 작성을 5경기로 연장시켰던 때다. 손흥민은 1월5일 트랜미어 로버스와의 FA컵 3라운드에서도 1골2도움을 기록하며 그 기간 6경기에서 무려 7골5도움을 작성하는 환상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이후 벤투호에 올라 타 참가한 AFC 아시안컵은 다소 아쉬웠다. 손흥민을 비롯한 대표팀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경기력을 보였고 결국 8강에 그치면서 59년 만의 아시아 정상탈환이라는 꿈을 저버렸다. 이때는 실망스러웠으나 이후 손흥민 개인적으로는 더 높게 비상했다.

3월 손흥민의 토트넘은 독일의 명문 도르트문트를 꺾고 2018-19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8강에 올랐다. 손흥민의 첫 8강이기도 했다. 3월에는 A매치도 있었는데, 손흥민은 은퇴한 기성용의 배턴을 이어받아 대표팀 주장 완장을 찼다. 이후 손흥민은 한국대표팀의 캡틴이면서 에이스라는 막중한 임무를 어깨에 짊어졌다. 그 부담 속에서 치른 3월26일 남미의 강호 콜롬비아와의 평가전에서 손흥민은 선제골을 터뜨리며 2-1 승리를 견인했다.

4월도 꽃피는 봄이었다. 손흥민은 4월4일 토트넘의 새로운 홈구장인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크리스탈 팰리스와의 경기에서 선제골을 터뜨리면서 신축 구장 1호골의 주인공이 됐다. 백미는 맨체스터 시티와의 UCL 8강전이었다.

손흥민은 4월10일 8강 1차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려 1-0 승리를 견인한 것을 비롯해 2차전도 2골을 터뜨려 1, 2차전 합계 4-4 원정다득점 승리의 일등공신으로 활약했다. 토트넘과 손흥민은 아약스까지 꺾고 사상 처음으로 UCL 결승까지 진출했다. 비록 결승에서 리버풀에 패하기는 했으나 잊을 수 없는 이정표였다. 손흥민은 당연히 선발로 나섰다. 박지성에 이어 2번째 쾌거였다.

다소 빛바랜 일도 있었다. 손흥민은 5월4일 본머스와의 37라운드에서 몸싸움을 벌이다 레드카드를 받았다. EPL 진출 후 첫 다이렉트 퇴장과 함께 2018-19시즌이 끝났다. 하지만 이전에 써내려간 발자취를 생각한다면 옥에 티 수준이었다. 그리고 심기일전한 2019-2020시즌, 손흥민의 질주는 계속 이어졌다.

손흥민은 새 시즌에도 정규리그와 UCL에서 모두 팀의 에이스 몫을 해냈다. 이런 꾸준한 활약상에 프랑스의 축구권위지 프랑스풋볼은 손흥민을 발롱도르 최종 후보 30인 안에 이름 올렸다. 한국인으로서는 설기현과 박지성에 이어 3번째 쾌거였는데 당시는 30명이 아닌 50명 후보시절이라 질이 다소 달랐다. 손흥민은 최종 발롱도르 22위에 올랐다.

이 기분 좋은 흐름에 제동이 걸린 악재가 있었다. 손흥민은 11월4일 에버튼과의 2019-2020시즌 EPL 11라운드 경기에서 안드레 고메즈에 태클을 가하다 레드카드를 받았다. 레드카드에 의한 추후 징계가 철회됐으니 손흥민의 고의는 아니었으나 고메스가 큰 부상을 입어 정신적 고통이 심했을 상황이다. 트라우마까지 걱정될 정도였지만 그는 멘탈도 강했다.

손흥민은 곧바로 이어진 11월7일 츠르베나 즈베즈다(세르비아)와의 UCL 경기에서 2골을 터뜨리면서 4-0 대승의 주역이 됐다. 개인통산 122번째와 123번째 골이었는데, 이로써 차범근 전 대표팀 감독이 보유하고 있던 121골을 넘어 최다골 기록자를 자신의 이름으로 바꿔 놓았다.

손흥민은 토트넘 감독이 ‘스페셜 원’ 조제 모리뉴로 바뀐 뒤에도 팀의 핵심전력으로 활약했고 지난 12월8일 번리와의 EPL 경기에서는 70m 환상 질주 후 원더골을 성공시키면서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돌아보면 2019년은 손흥민 개인 커리어를 통틀어 가장 빛난 한해로 기억될 정도의 화려한 시간이었다. 악재가 있기는 했으나 이제 손흥민은 월드클래스 반열에 올랐다 해도 무리한 수식이 아닐 선수로 성장했다. 1992년생. 내년이 되어도 그의 나이는 스물여덟에 불과하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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