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D 결정적 순간] 1차전 승리 이끈 이지영의 야구 IQ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10월 6일 17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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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이지영. 고척|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키움 이지영. 고척|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준플레이오프(준PO) 첫 번째 승부에서 키움 히어로즈가 이겼다. 주인공은 9회말 끝내기 홈런을 때린 박병호와 6.2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은 선발 제이크 브리검. 그리고 결정적 역할을 한 명품조연도 있었다. 베테랑 포수 이지영이다.

키움은 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2019 신한은행 마이카 포스트시즌(PS)’ 준PO(5전3선승제) 1차전에서 극적인 1-0 승리를 거뒀다.

8회까지는 팽팽한 투수전. LG 류중일 감독의 투수기용은 정석적이었던 반면 키움 장정석 감독은 파격의 연속이었다.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 과감한 시프트와 선수기용으로 재평가를 받은 장 감독이 또 한 번 허를 찔렀다.

장 감독은 6회까지 단 1안타도 허용하지 않은 브리검이 7회 2안타를 내주자 곧장 교체했다. 투구수는 83개였지만, 전력투구를 거듭하는 큰 경기의 특성을 고려한 결정이었다. 조상우에게 단 한 타자만 상대하게 한 뒤 김상수, 오주원에게 1이닝씩을 맡기는 마운드 운용으로 9회까지 단 1점도 허용하지 않았다.

류 감독은 선발 타일러 윌슨이 8이닝 동안 8안타를 맞았지만 실점하지 않자 투구수 106개까지 밀고 갔다.

승부는 9회말 LG 마무리 고우석과 키움 4번타자 박병호의 대결에서 갈렸다. 선두타자로 나선 박병호는 3타수 무안타를 기록 중이었다. 고우석은 시속 154㎞의 빠른 공을 초구로 던졌지만 커맨드가 되지 않았다. 스트라이크존 상단으로 날아온 공을 노련한 박병호가 놓치지 않았다. 비거리 125m의 끝내기 중월 솔로홈런.

PS 통산 10번째 끝내기 홈런이다. 준PO 통산으로는 3번째다. 반대로 고우석은 PS 사상 최소투구(1개) 패전 신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팽팽한 투수전 속에 준PO 최소타수(56타수) 신기록도 나왔다. 또 LG의 2안타는 준PO 팀 최소안타 타이기록이다.

키움 포수 이지영은 현란한 투수리드뿐 아니라 결정적 판단으로 팀의 가장 큰 위기를 막아냈다. LG가 8회초 무사 1루 찬스를 잡았다. 류 감독은 유강남에게 희생번트 사인을 냈다. 그러나 타구는 포수 앞에서 높이 떴다. 이지영은 곧장 잡지 않고 바운드되자마자 2루로 던져 김민성을 먼저 잡고, 타자주자를 1루서 아웃시키는 더블플레이를 유도했다. 이지영의 높은 야구 IQ가 빛나는 순간이었다.

이지영은 7회초 무사 1루서도 완벽한 타이밍에 브리검에게 견제 사인을 내 대주자 신민재를 잡았다. 9회말 끝내기 승리를 낳은 결정적 장면들이다. 류 감독은 대타→대주자→대수비까지 3명의 교체가 필요한 박용택 카드를 7회 선두타자 타석에서 꺼내들며 승부수를 던져 찬스를 잡았지만 허망하게 무산됐다.

박병호는 준PO 1차전 데일리 MVP(최우수선수)로 선정됐다. 이날 1차전은 1만6300석 매진을 기록했다. 준PO로는 2018년 1차전 이후 5연속경기 매진이다. 2차전은 7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며 LG 차우찬-키움 에릭 요키시의 선발 맞대결로 펼쳐진다.

고척|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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