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독립구단’ 윤병호, 어려운 길 선택한 이유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10월 3일 10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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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가장 최신 정보가 있지 않겠어요?”

전 NC 다이노스 윤병호(30)는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국내 1호 독립야구단인 고양 원더스 출신의 선수. 2013년에는 신고 선수 신분으로 공룡 군단의 유니폼을 입기도 했다. 이후 1군 경기에도 출전해 또 한명의 신고 선수 기적을 써내려간 이다.

지난해 구단의 웨이버공시로 유니폼을 벗게 된 그는 야구와 관련된 일을 찾아 제2의 인생을 시작하기로 했다. 그런데 독특하게도 긴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은 다시 독립야구단을 찾은 것이었다. 올해부터 파주 챌린저스의 수석코치 역할을 맡아 후배 양성에 힘쓰기로 했다.

독립야구단이 열악한 사정 속에 있는 것은 야구팬이라면 누구나 아는 현실이다. 더군다나 이미 한 차례 독립야구단을 경험한 윤병호는 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사람이다. 그런 그가 왜 다시 독립야구단을 택한 것일까.

윤병호는 “고졸 지명을 받지 못하면 사실 상 프로 무대 입성이 어려워지는 게 지금 우리 프로야구의 현실이다. 지명을 받지 못한 이들이 모두 대학에 갈수도 없고, 또 간다고 해서 상황이 더 좋아지는 것도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는 신고 선수로 프로 무대를 밟았다. 독립야구단에 있으면서 어려운 운영, 열악한 환경을 모두 경험해 본 이다. 지명을 받지 못한 선수들이 가장 현실적으로 프로 무대에 재도전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꼭 알려주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재도전하는 선수들에게 꽤 현실적인 조언을 하기도 했다. 윤병호는 “프로 입문 자체를 목표로 해서는 가서도 얼마 버틸 수 없다”고 전했다. 이유를 묻자 “육성군에 들어간 선수들은 일반적인 경쟁자들보다 훨씬 더 좋은 모습을 보여야 1군 기회를 얻을 수 있다. 계속해서 육성 쪽에만 있다가 유니폼을 벗을 바에야 지금부터 다른 일을 하는 게 낫다”고 답했다.

후배들을 지도하는 철학에 대해서는 ‘빨리 헤어지기’라는 데 초점을 맞췄다. 윤병호는 “독립야구단에 오려는 선수들에게 정말 ‘알짜배기’ 지도만을 해주려 한다. 솔직히 서로 오래봐서 좋을 게 없지 않나. 나는 이제 프로에서 나온 지 1년 밖에 되지 않았다. 구단이 어떤 선수를 원하는 지 가장 최신정보를 알고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지도자로 첫 발을 뗀 그에게 가장 큰 현재 목표는 ‘포기하지 않는’ 후배들을 한 명이라도 더 만나는 것이다. 윤병호는 “우리 구단이 지명을 받지 못한 선수들에게 한 번의 기회를 더 줄 수 있는 곳이 되었으면 한다. 양승호 감독님을 비롯해 여러 코치님들이 정말 열정적으로 지도하고 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아직 끝난 게 아니다. 이제부터 해도 충분히 해낼 수 있는 자원들이 곳곳에 숨어 있다. 나는 그에 대한 믿음이 확실하다”고 전했다.

파주 챌린저스는 오는 20일 홈구장인 파주 챌린저스파크에서 2020년도 트라이아웃을 실시한다. 트라이아웃 지원서는 챌린저스 홈페이지를 통해 다운받아 작성할 수 있다. 향후 일정 및 선수 선발 과정은 홈페이지에 공개된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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