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 재도전 성공여부, ‘성실한 폭격기’ 김신욱에 달렸다

  • 뉴스1
  • 입력 2019년 7월 8일 14시 30분


코멘트
김신욱이 상화이 선화로 이적, 스승 최강희 감독과 재회한다. (전북현대 제공)
김신욱이 상화이 선화로 이적, 스승 최강희 감독과 재회한다. (전북현대 제공)
“중국 선수들은 아주 약은 면이 있다. 감독의 힘이 떨어졌다 싶으면 바로 등 돌리고 태업을 일삼는다. 누가 팀의 실권을 쥐고 있는지 정확하게 파악해서 빠르게 줄을 선다.”

중국 슈퍼리그에서의 경험(장쑤 쑤닝)을 가지고 있는 최용수 FC서울 감독의 견해다. 최 감독뿐만 아니라 직간접적으로 중국 무대를 접해본 이들은 거의 공통적으로 “쉽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가 있는 거액의 외국인 선수들도 다루기 어렵지만 그들의 눈치를 살피는 중국 선수들도 컨트롤 하는 게 쉽지 않다는 게 아는 이들의 전언이다.

우리 지도자뿐만 아니라 유럽무대를 호령했던 이름값 높은 외국인 감독들도 선수단 장악에 실패, 중국을 떠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때문에 한 관계자는 “상하이 선화에서 재도전에 나서는 최강희 감독이 김신욱 영입에 집중했던 것은 공격력 보강 뿐아니라 다른 선수들에게 보여줄 ‘표본’이 필요했기 때문”이라는 견해를 피력했다.

전북현대(단장 백승권)의 장신 공격수 김신욱이 결국 상하이 선화로 이적한다. 전북은 8일 “최강희 감독의 적극적인 러브콜과 선수 본인의 의사를 존중해 이적에 합의했다”고 밝혔는데 실질적으로 최 감독의 의지가 상당히 많이 개입된 계약이다.

애초 김신욱은 지난해 12월 최강희 감독이 톈진 취안젠으로 이적할 때 동행할 것이 유력했던 선수다. 그러나 갑작스런 팀 붕괴로 최 감독은 방향을 다롄 이팡으로 수정해야했고 이 과정에서 김신욱 영입 계획도 무산됐다. 하지만 상황은 또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바뀌었고 최 감독이 상하이 선화로 옮기면서 뒤늦은 재회를 하게 됐다.

최강희 감독이 김신욱을 원한 첫 번째 이유는 일단 공격수로의 가치다. 대다수 지도자들이 “김신욱의 힘과 높이는 알고도 막기 힘든 수준”이라면서 “적어도 아시아권에서는 충분히 파괴력을 발휘할 수 있는 스트라이커”라고 입을 모은다.

최 감독이 ACL 우승에 목이 말라 있을 2016년, 전북은 넉넉한 스쿼드에도 울산현대에서 뛰던 김신욱 영입을 위해 큰 공을 들인 바 있다. 약 20억원에 달하는 이적료와 15억원이상의 연봉까지 고려할 때 ‘현명한 투자인가’라는 안팎의 물음표가 있었으나 결과적으로 그를 품은 뒤 전북은 바로 그해 ACL 정상에 섰다. 직접적인 득점은 많지 않았으나 표현 그대로 ‘존재만으로’ 상대에게 큰 부담이 아닐 수 없었다.

공격력 증대라는 점에 더해 ‘좋은 본보기’라는 가치도 있다. 한 축구 관계자는 “최강희 감독이 다롄 이팡을 떠날 때 한 수비수가 눈물을 보였다는 현지 기사를 본 적 있을 것이다. 그 선수의 눈물이 거짓은 아니었을 것”이라면서 “최 감독은 선수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법을 잘 알고 있다. 특히 수비수들에게 많은 공을 들이는데, 그렇게 자기 사람을 만드는 것이 팀 안정화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최 감독은 선수 관리에 능한 지도자 유형이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김신욱을 데려가려 한 이유 중에는 선수단 관리를 위한 측면도 들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신욱은 워낙 자기 관리에 철저한 선수다. 필드 안팎에서 꾀부리지 않고 성실하게 운동한다. 과거 전북을 이끌 당시에도 최강희 감독은 “신욱이 아저씨는 개인운동을 너무 많이 하는 게 문제”라는 우회적인 말로 성실한 태도를 칭찬한 바 있다. 관계자는 “팀의 간판급 선수가 먼저 솔선수범을 보인다면 자연스럽게 동료들에게도 영향을 준다. 그런 김신욱의 모습도 고려 대상이 됐을 것”이라는 견해를 피력했다.

상하이 선화는 최강희 감독에게 지휘봉을 넘기면서 외국선 선수 구성 전권을 넘긴 바 있다. 결과적으로 세리에A AS로마의 공격수 엘 샤라위도 영입하기는 했으나 가장 먼저 착수한 작업은 김신욱 영입이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관계자 말처럼, 김신욱의 ‘자세’가 최강희 감독에게 꼭 필요한 옵션이었을지 모른다. 이제 중국리그의 문화를 파악했을 베테랑 최강희 감독이 이름값 화려한 선수들보다 김신욱을 먼저 불렀다면, 이유가 있을 선택이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