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 열리는 ‘2019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월드컵’ 참가를 위해 윤덕여호가 구슬땀을 흘리던 지난 5월17일 파주NFC. 여자대표팀과 능곡고등학교 남자팀과의 국내 마지막 연습경기(3-0 승)를 지켜보던 홍명보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는 “난 볼 때마다 놀란다. 우리 여자축구는 정말 많이 발전했다”고 평가했다.
이날 대표팀은 문미라의 2골과 박세라의 추가골을 묶어 완승을 챙겼다. 전체적인 경기력도 앞섰고 경기 막판에 외려 남자 선수들이 헉헉 거리는 모습을 보였을 정도로 체력적인 면에서도 우위를 점했다. 홍 전무는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다. 자신감을 갖고 도전했으면 싶다”는 말로 박수를 보냈다.
홍 전무의 말처럼 한국 여자축구는 뚜렷한 성장세를 보였다. 처음 월드컵에 출전했던 2003년에 비하면 그야말로 장족의 발전이라 말할 수 있을 정도다. 그땐, 냉정하게 말해 세계 축구가 두려웠고 망신을 당하면 어쩌나 두려웠을 시절이다. 그러나 이젠 상대도 우리를 껄끄러워한다.
2003년 미국 대회와 2015년 캐나다 대회에 이어 통산 3번째 FIFA 월드컵에 출전하는 여자축구대표팀이 2회 연속 16강 진출을 위한 도전을 시작한다. 본선 A조에 속한 한국은 개최국 프랑스와의 대회 개막전으로 치러지는 1차전(6월8일)을 시작으로 나이지리아(6월12일), 노르웨이(6월18일)와 조별리그를 펼친다.
총 24개 국가가 6개 조에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르고 각조 1,2위 12개 팀과 3위들 중 성적이 좋은 4개팀이 16강 토너먼트에 진출한다. 현재 폴란드에서 펼쳐지고 있는 U-20 월드컵 방식을 떠올리면 쉽다.
대표팀의 1차 계획은 1승1무1패 승점 4점으로 조별리그를 통과한다는 것이다. 4년 전 캐나다 대회 때 16강에 올랐던 포인트다. 아무래도 2차전 상대 나이지리아를 잡고 3차전 노르웨이와의 경기에서 무승부 이상의 결과로 승점을 챙겨 16강에 오른다는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고 있다.
어쩌면, 그래서 중요한 경기는 1차전이다. 윤덕여 감독은 “(프랑스에 대한)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해보지도 못하고 패한다면 그 여파가 2, 3차전까지 따라온다”고 말했다.
이어 “최소 승점(3점)이 되더라도 와일드카드로 16강에 올라가는 길이 있다. 그런 것까지 감안할 때 프랑스전에서 어이없는 대패가 나오면 곤란하다. 프랑스전을 잘 치르면 그것이 긍정적 요소로 바뀌어서 2, 3차전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단 필요한 것은 배짱이다.
‘우리도 강해졌다’는 믿음이 필요하다. 월드컵 본선에 처음 진출했던 2003년 미국 대회는 사실 ‘참가에 의의’를 두는 수준에 불과했다. 3전 전패(브라질 0-3, 프랑스 0-1, 노르웨이 1-7)였고 마지막 경기에서 1골을 넣은 것에 만족해야했을 정도로 격차가 컸다.
두 번째였으나 2015년 캐나다 대회 때도 처음처럼 긴장했다. 윤덕여호의 캡틴 조소현은 “사실 캐나다 월드컵 때는 정말 긴장을 많이 했다. 아무 것도 보여주지 못한 것 같다. 우리가 16강에 올랐다는 기억보다 떨었던 기억이 더 많다”고 고백했을 정도다. 하지만 이제 조소현은 “이번 대회는 정말 재밌게 뛸 수 있을 것 같다. 설렌다”는 각오를 말할 정도가 됐다.
한 여자축구 관계자는 “선수들이 정말 즐기고 있다는 게 눈에 보인다. 잃을 것도 없는데 겁먹을 것도 없다는 분위기인데, 사실 자신들도 발전했다는 자신감이 있기에 가능한 마음가짐”이라고 대표팀의 공기를 설명했다.
떨려서 발이 떨어지지도 않았던 여자축구가 ‘기대’나 ‘설렘’, ‘재미’를 이야기할 정도로 달라졌다. 본선에서 우리가 상대할 팀들은 분명 강하지만, 한국 여자축구도 많이 발전했다.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가장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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