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 만에 포수 타격왕…양의지의 두 번째 도전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5월 14일 05시 30분


2019시즌을 앞두고 두산 베어스에서 NC 다이노스로 둥지를 옮긴 양의지는 이적 첫해부터 발군의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13일까지 타율 0.372로 이 부문 1위를 질주하며 1984년 삼성 라이온즈 이만수 이후 첫 포수 타격왕에 도전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2019시즌을 앞두고 두산 베어스에서 NC 다이노스로 둥지를 옮긴 양의지는 이적 첫해부터 발군의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13일까지 타율 0.372로 이 부문 1위를 질주하며 1984년 삼성 라이온즈 이만수 이후 첫 포수 타격왕에 도전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지난해 양의지(NC 다이노스·32)는 시즌 마지막 경기까지 타격왕 경쟁을 했다. 두산 베어스 소속으로 133경기를 뛰어 439타수 157안타로 타율 0.358로 맹활약했다. 그러나 타격1위는 453타수 164안타로 0.362를 기록한 김현수(LG 트윈스)가 차지했다.

양의지는 지난해 10월 14일 사직구장 롯데 자이언츠와 시즌 최종전을 앞두고 타율 0.360을 기록 중이었다. 김현수와 타율 차이는 단 0.002였다. 이날 만약 4안타를 몰아쳤으면 무려 34년 만에 포수 타격왕이 탄생할 수도 있었다. 물론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양의지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이후 컨디션 회복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성격적으로도 타율관리를 위해 에이스급 투수를 피한다거나 휴식을 요청하는 것을 싫어한다. “포수는 언제나 수비가 먼저”라는 의식도 강해 타율 1위 경쟁을 크게 의식하지 않았다.

KBO리그 역사상 포수가 타격왕에 오른 것은 1984년 삼성 라이온즈 이만수가 유일하다. 그 해 89경기에 출전 300타수 102안타 타율 0.340을 기록했다. 과거의 기록을 현재의 시각으로 평가할 수 없지만 시즌 경기 수에 많은 차이가 있었다. 그 해 KBO리그는 팀 당 100경기를 치렀다.

타율은 경기수가 많을수록 끌어올릴 수 있는 기회도 많지만 유지하기도 어렵다. 전체 야수 중 수비 부담이 가장 큰 포지션인 포수는 그만큼 타율관리가 어렵다. 이만수 헐크파운데이션 이사장 이후 포수 타격왕이 배출되지 않고 있는 가장 큰 이유다.

양의지는 올 시즌 지난해에 이어 또 다시 위대한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13일까지 타율 0.372(129타수 48안타)로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2위는 0.361을 기록 중인 2위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두산 베어스)다.

양의지의 강점은 장타력과 정확한 타격 능력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는데 있다. 홈런 9개를 생산할 만큼 장타력이 뛰어나지만 헛스윙 비율은 4.9%로 매우 낮다. 리그에서 규정타석 이상을 소화한 57명의 타자 중 양의지의 헛스윙 비율은 5번째로 낮다. 다른 홈런타자들이 10%이상 헛스윙 비율을 기록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높은 타율을 이어갈 수 있는 비결이다.

양의지는 타격에 있어 굉장히 겸손한 타자다. 타율에 대한 질문을 하면 “운이 좋아 안타가 되는 타구가 많다. 그래서 타율이 높다”는 답이 돌아온다. 기술적인 측면 뿐 아니라 욕심을 비운 맑고 깨끗한 정신도 높은 타율의 숨은 비밀이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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