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 본색’ 지소연, 윤덕여호 에이스는 위기에 더 강했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4월 9일 19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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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강원도 춘천 송암스포츠타운 주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아이슬란드의 여자축구 A매치 평가전 경기에서 한국 지소연이 동점골을 성공한 뒤 환호하고 있다. 춘천|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9일 강원도 춘천 송암스포츠타운 주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아이슬란드의 여자축구 A매치 평가전 경기에서 한국 지소연이 동점골을 성공한 뒤 환호하고 있다. 춘천|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꼭 필요한 순간, 작은 찬스를 놓치지 않는다. 가장 절실할 때, 모두가 지쳤을 때 동료들의 시선이 쏠린다. 에이스는 위기에서 더 빛을 발하는 법이다. 대한민국 여자축구에게 지소연(첼시)이 그런 존재다.

9일 춘천 송암스포츠타운에서 열린 북유럽 아이슬란드와 A매치 2차전에서도 지소연은 기대에 100% 부응했다. 미세한 상대 빈틈을 뚫은 한 방으로 잠시 흐트러지던 팀 분위기를 살렸다. 개인통산 115번째 A매치에서 터진 54번째 득점포.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여자축구대표팀은 사흘 전(6일) 용인에서 펼쳐진 1차전에서 2-3으로 패했다. 전반 두 골을 먼저 내줬고, 후반 동점을 만들었으나 추가시간을 끝내 버텨내지 못했다. 설욕을 다짐하고 임한 두 번째 승부. 1차전에서 섀도 스트라이커에 가까운 역할을 맡은 지소연은 공격 2선 중앙에서 뛰었다.

한국은 2차전에서도 선제골을 내줬다. 전반 22분 아이슬란드 캡틴 이르사의 중거리 슛이 크로스바를 맞고 나온 것을 라켈이 머리로 밀어 넣었다. 갑작스레 깨진 균형에 윤덕여호의 전열이 흔들렸다.

다행히 아쉬움은 오래가지 않았다. 지소연이 있었다. 6분 만에 동점을 만들었다. 측면에서 중앙으로 이동한 오른쪽 날개 강채림(현대제철)의 침투패스를 받아 문전 한복판에서 상대 수비를 뚫은 뒤 쇄도하며 낮게 깔리는 슛으로 골 망을 갈랐다. 1-1. “유럽의 강한 힘과 특유의 스피드에 대응하려면 더욱 빠른 판단이 필요하다”던 지소연의 영리한 움직임이 답답할 뻔한 흐름을 바꿨다.

지소연의 활약 속에 전반을 대등하게 싸운 한국은 후반전에서도 주도권을 잡았다. 조커로 아껴둔 이민아(고베 아이낙)를 투입하며 공세를 최대한 유지했다. 체격의 열세는 감출 수 없었으나 1차전 초반부처럼 움츠리지도, 기에 눌리지도 않고 잘 싸웠다. 비록 승리는 얻지 못했지만 당당한 정면승부로 강렬한 인상을 심어줬다.

춘천|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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