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순위 유망주지만…” 윤대영 임의탈퇴 칼 빼든 LG 차명석 단장의 읍참마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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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2월 25일 0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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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윤대영. 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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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후 연락이 닿은 LG 트윈스 차명석 단장의 목소리는 힘이 없었다. 이날 오전 거포 유망주로 손꼽히던 윤대영(25)이 음주운전으로 적발돼 경찰조사를 받은데 대한 책임을 물어 임의탈퇴 조치를 결정한 뒤였다.

임의탈퇴는 중징계다. 원 소속구단의 동의 없이는 타 구단과 계약이 불가능하고, 복귀 신청도 임의탈퇴 공시일로부터 1년이 지나야 가능하다. 완전 퇴출까진 아니지만, 최소 1년간 KBO리그 무대를 밟을 수 없다. 선수는 커리어에 흠집이 났고, 구단 또한 전도유망한 타자를 1년간 활용하지 못한다. 양측 모두 상처가 크다. 아직 법적 조치가 내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빠르게 임의탈퇴를 결정한 배경이 궁금했다.

차 단장은 어렵게 입을 열었다. “음주운전은 용납해선 안 된다는 사회적 인식이 깔려있다. 윤대영은 우리 팀의 1순위 유망주다. 그에 따른 아쉬움도 있지만,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임의탈퇴를 결정했다. 팀을 위해선 어쩔 수 없는 조치”라고 밝혔다. 윤대영의 1군 통산 성적은 2018시즌 기록한 11경기 타율 0.217(23타수5안타), 3타점이 전부다. 그러나 지난해 2군경기 44게임에선 타율 0.294(160타수47안타), 8홈런, 37타점을 기록했고, 경찰야구단(경찰청) 소속이던 2017시즌에는 93경기에서 타율 0.360(328타수118안타), 24홈런, 98타점을 기록하며 북부리그 홈런왕을 차지한 바 있다.

LG는 윤대영의 임의탈퇴 소식을 알리며 최근 이어진 사건사고에 대해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구단측은 “음주운전은 어떤 이유로도 용인할 수 없다”며 “스포츠뿐만 아니라 사회적 차원에서도 용납할 수 없는 범죄행위다. 이에 대해 구단은 일벌백계의 강력한 징계를 내리고 향후 재발방지를 위한 교육 등 최선의 조치를 취하겠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발표했다. 윤대영 본인도 임의탈퇴 조치에 동의했다. 차 단장은 “1년간 자숙하면서 잘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LG 구단의 임의탈퇴 결정과 관계없이 KBO 상벌위원회(상벌위)는 예정대로 징계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KBO 정금조 운영본부장은 “임의탈퇴는 아예 야구를 그만둘 수도 있지만, 1년 뒤 선수가 복귀할 수도 있다”며 “복귀하게 되면 그 이후에 어떤 조치를 취할지에 대해 심의하는 것이다. LG 구단으로부터 자세한 내용을 전달 받은 뒤에 상벌위원회를 열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윤대영은 24일 오전 강남 도로 한복판에 차량을 세워놓고 그대로 잠이 들었다가 순찰 중이던 경찰에게 적발됐다.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0.106% 면허취소수준이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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