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루 벤투(49·포르투갈)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은 12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남미 전통의 강호’ 우루과이와 평가전을 갖는다. 양국이 마주칠 역대 8번째 충돌의 하이라이트는 손흥민(26·토트넘 홋스퍼)과 에딘손 카바니(31·파리 생제르맹)의 자존심을 건 승부다.
세계 정상급 스트라이커 루이스 수아레스(31·FC바르셀로나)가 아내의 셋째 출산을 이유로 한국~일본으로 이어질 동아시아 원정에 불참했음에도 전 세계 주요 스포츠 베팅업체들이 우루과이의 무난한 승리를 점치는 이유는 카바니의 존재가 남다르기 때문이다.
쉴 새 없이 움직이며 빈 공간을 찾아가고 남다른 찬스 포착 능력을 갖춘 카바니는 A매치 105경기에 출격해 수아레스(55골)에 이어 우루과이대표팀 두 번째로 많은 45골을 몰아친 ‘득점 기계’이지만 단순히 그의 능력이 공격에 그치는 것은 아니다.
남다른 센스를 배경으로 한 전방위적인 압박은 엄청난 위협을 준다. 2010남아공월드컵 16강에서 허정무호를 1-2로 무너뜨리고 8강에 오를 당시에도 카바니는 풀타임을 소화하며 태극전사들을 괴롭혔다. 한국과 오랜 악연인 오스카 타바레즈(71) 감독이 이끄는 우루과이는 카바니를 전방에 포진시켜 또 한 번의 승리를 노릴 참이다.
클럽에서의 활약도 대단하다. 이탈리아 세리에A SSC나폴리에서 뛰다 이적료 5500만 파운드(약 820억원)에 파리 유니폼을 입은 그는 2013~2014시즌부터 6번째 시즌을 맞고 있는 현 소속팀에서 통산 252경기·176골을 기록했다. 두 경기에서 꾸준히 한 골 이상 넣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 시즌은 7경기 6골.
그러나 태극전사들도 쉽게 물러서지 않는다. 2022카타르월드컵 선전을 목표로 강호들에 대한 내성을 꾸준히 키워야 할 한국축구다. “우리만의 색채를 유지하며 이기는 경기”를 선언한 벤투 감독의 핵심 전력은 ‘다용도 공격수’ 손흥민이다. 윙 포워드와 공격 2선 중앙, 최전방에서도 역량을 발휘하는 그의 능력은 이미 ‘탈 아시아’다.
다누비오(우루과이)~US팔레르모~SSC나폴리(이상 이탈리아)~파리생제르맹(프랑스)까지 착실히 커리어를 관리한 카바니처럼 손흥민도 함부르크SV~바이엘 레버쿠젠(이상 독일)~토트넘(잉글랜드)을 거치면서 꾸준히 성장했다. 함부르크에서 20골(78경기), 레버쿠젠에서 29골(87경기)을 넣었고 4번째 시즌을 맞이한 토트넘에서는 47골(146경기)을 뽑았다.
프로 초년생인 2010년 12월 A대표팀에 첫 선을 보인 손흥민은 그간 72경기에서 23골을 기록했다. 우루과이와도 격돌한 기억이 있다. 2014년 9월 8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진 친선경기다. 선발 출전해 후반 11분 교체 아웃될 때까지 56분 동안 활약한 카바니에 맞서 손흥민은 풀타임을 소화했지만 0-1 패배를 막지 못했다. 4년 동안 꾸준히 성장한 그에게 복수의 기회가 제공된 셈이다.
손흥민과 카바니. 운명의 90분이 흐른 뒤 승리의 여신은 누구에게 미소를 보낼까. 갑자기 찾아온 맹추위를 뚫고 상암벌을 가득 채울 6만5000명 만원관중은 올해 하반기 최고의 ‘스타워즈’를 잔뜩 고대하고 있다.